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 리모델링을 위한 장비가 반입되고 있다. 연합뉴스
경찰이 다음 달 14일로 예고된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기념대회’ 행진 경로 중 일부가 용산 대통령 집무실 경계 100m 안이라는 이유로 금지통고를 하자 시민인권단체들이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25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등 30개 시민인권단체로 구성된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은 보도자료를 통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익인권변론센터에서 구성한 대리인단(대리인단)의 조력을 받아 서울행정법원에 서울 용산경찰서의 행진 금지통고 처분의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단체는 다음 달 14일 오후 3시에 용산역 광장 집회를 시작으로 삼각지역을 지나 녹사평역 이태원광장까지 행진하는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기념대회’ 개최를 지난 19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신고했으나, 서울 용산경찰서는 “행진 경로 중 일부 구간이 대통령 집무실 경계 100m 이내의 장소에 해당하고, 이는 대통령 관저 100m 이내의 옥외집회를 금지하고 있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제11조 제3호에 저촉된다”며 행진 부분에 대해 20일 금지통고 처분했다고 한다.
이들은 서울 용산경찰서의 금지통고 처분은 기본권 제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단체는 “대리인단은 ‘관저’와 ‘집무실’은 명백히 구분되고, 지난 2017년 서울행정법원도 대통령 집무실과 대통령 관저를 구분하고 있다”며 “따라서 집시법 제11조 제3호는 행진 금지통고 처분은 법률에 의하지 않은 기본권 제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대리인단은 외교기관, 국회, 법원 등의 경계 100m 이내의 옥외집회를 금지하고 있던 구 집시법 제11조 제1·3호가 헌법 불합치를 받았고, 명백하고 직접적인 위험성이 없는 평화로운 행진을 허용하는 것이 헌법에 합치하는 법률해석인 점에서 집시법 제11조 제3호가 적용된다고 보더라도 서울 용산경찰서의 금지통고는 헌법상의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단체는 “소통을 강조하며 집무실을 이전한 20대 대통령 당선자 역시 경찰에 의해 자의적으로 집회의 자유가 침해당하는 지금의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이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내놓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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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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