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씨가 지난 2020년 9월 부산에서 투자자들을 상대로 모집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제공 영상 갈무리
한 달 2%가 넘는 수익을 보장한다며 5천여명을 상대로 3600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 금융컨설팅 업체 관계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5천여명으로부터 3600억원을 챙긴 금융컨설팅업체 대표 40대 ㄱ씨 등 161명을 특정경제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및 유사수신 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입건하고, 그중 8명을 구속했다고 31일 밝혔다.
ㄱ씨 등은 12개 지역법인을 통해 전국 각지에서 매월 수차례 투자설명회를 개최해 이른바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투자설명회에서 ㄱ씨는 자신을 “채권에 투자해 수천억 원대 자산을 얻은 성공한 사업자”라며 자신을 소개한 뒤 “태양광 기업 등에 투자하면 원금이 보장되고 매월 2∼4%의 이자가 지급된다”며 투자자들의 돈을 받았다. 그러나 ㄱ씨는 태양광 기업에 투자하지 않고 돌려막기 방식으로 원금과 이자만 지급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해 3월 이들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 후 수사에 착수해 수차례 압수수색과 계좌분석 등을 통해 지난해 12월 ㄱ씨를 구속 송치했다. 이후 수사를 확대해 지난 26일까지 운영진과 모집책 등 총 160명을 입건해 이 가운데 7명을 추가로 구속했다. 조사 결과 운영진과 모집책은 회원모집의 대가로 적게는 10억원에서 많게는 90억원의 수당을 나눠 가지며 명품시계 등 고가의 사치품을 사고, 고급승용차 리스 비용과 주거지 월세 등으로 매월 수천만 원을 쓴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경찰은 ㄱ씨 등이 범죄수익금으로 취득한 총 832억원 상당의 부동산과 주식, 콘도회원권 등을 몰수·추징보전 조처했다.
서울경찰청은 “최근 투자 열풍에 편승해 고이자·고수익을 빌미로 한 다양한 형태의 금융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투자에 앞서 신중한 확인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경찰이 압수수색 현장에서 발견한 명품시계 등 사치품. 서울경찰청 제공
ㄱ씨 등이 범죄수익금으로 리스한 고급승용차. 서울경찰청 제공
고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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