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파손된, 서울 명륜동 명륜당 천연기념물 은행나무. 유교신문 제공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 내 명륜당 은행나무가 1일 낮 12시40분 서울 종로구청의 지지대 교체 작업 중 크게 파손됐다.
조선시대 명륜당 은행나무는 400년 이상의 수령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1962년 천연기념물 제59호로 지정됐다. 명륜당은 조선시대 유생들이 유학을 배우던 강당으로, 유교의 전통에 따라 마당엔 은행나무가 심겨 있다. 명륜당 건물을 배경으로 한 은행나무와 낙엽은 그 아름다움으로 인해 신혼부부들이 찾아와 사진을 찍을 정도로 서울의 대표 명소이기도 하다.
1일 파손된, 서울 명륜동 명륜당 천연기념물 은행나무. 사진 유교신문 제공
이번 파손 사고는 인부들이 지지대를 설치하지 않은 채 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균관 관계자는 “보물, 사적, 천연기념물 등 국가문화재가 즐비한 서울 문묘를 어떻게 이렇게 함부로 취급하고 대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성균관은 문화재청의 위탁으로 성균관의 문물들을 관리하고 있는 종로구청이 관리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문화재 위원과 현장을 방문해 지지대 교체 공사 과정에서 안전 조치 위반 여부를 조사할 것”며 “조사 결과 과실이 밝혀지면 문화재 수리업 자격 정지 또는 취소 조치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우선 부러진 나뭇가지 속으로 물이 들어가 가지가 썩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부러진 부위를 잘라내는 응급조치를 시행했다”고 덧붙였다.
서울 문묘 성균관은 지난해 3월엔 종로구가 천연기념물 59호인 은행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위해 사다리차를 크레인 와이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연결 줄이 끊어져 조선시대 왕이 문묘를 방문할 때 드나드는 동삼문 지붕 위로 떨어져 붕괴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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