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제2롯데월드를 취득한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송파구를 상대로 “세금 20억여원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내 승소했다. 송파구청은 지하철 2·8호선 잠실역 공사비용까지 취득세 과세표준에 포함해 세금을 부과했는데 이러한 조처는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김정중)는 롯데물산·롯데쇼핑·롯데호텔이 송파구청장에게 “취득세 등 20억원을 환급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소송을 낸 롯데 계열사들은 2014~2017년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몰 등 제2롯데월드를 신축해 취득하게 되면서 송파구청에 취득세 등으로 1097억원을 납부했다. 이후 회사는 “건축물 취득과 관련 없는 2·8호선 잠실역 공사비용이 취득가격에 포함됐다”며 174억원을 돌려달라는 경정청구를 했는데, 송파구청이 153억원만 돌려주자 소송을 냈다. 당시 송파구청은 “8호선 잠실역 연결통로 설치 등 비용과 2호선 잠실역 혼잡도 시설개선 비용 등 약 400억원도 건축물 취득가격에 포함돼야 한다”며 20억여원은 돌려줄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롯데 쪽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8호선 잠실역 공사는 연결통로 신설을 제외하면 잠실역 그 자체의 효용을 증대시키는 것일 뿐 이 사건 건축물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2호선 공사 또한 건축물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8호선 환기구 이동이나 대합실 확장, 2호선 내선 승강장 확장 및 역무 기기 교체에 투입한 공사비용 역시 “교통편의 증진이라는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부담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일 뿐, 이 사건 건축물 취득과 관련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건축물 취득가격에 잠실역 공사비용 전부를 포함한 것 등은 과세표준 산정방법을 그르친 위법이 있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취소돼야 한다”고 판결했다. 송파구청은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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