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명에게 32억원을 가로챈 중국 거점 보이스피싱 조직이 34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보이스피싱 범죄조직 국내총책 2명과 현금 수거책 17명, 전달책 15명 등 34명을 검거했다고 29일 밝혔다. 한국인과 중국인으로 이뤄진 조직원 중 국내총책 등 13명은 범죄단체가입 및 사기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 수사에서 이들은 피해자 53명을 속여 약 32억원 상당의 현금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총책인 ㄱ씨(47·중국인)와 귀화한 ㄴ씨(42)는 중국에 있는 국외 총책 ㄷ씨(28·중국인)의 지시를 받아 단계별로 하위 조직원을 수시로 모집한 뒤 금융·수사기관을 사칭해 전화금융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들이 피라미드식 범죄단체를 만들어 역할분담에 따라 단계적으로 돈을 회수한 것으로 봤다. 1차 현금 수거책이 피해자를 만나 돈을 받고 2차 전달책에게 전달하면 이 전달책이 지하철역 물품 보관함과 화장실, 자전거 보관함 등 미리 정해진 장소에 돈을 숨기는 방식이다. 그 뒤 3차 전달책으로부터 은닉된 돈을 받은 국내 총책은 이것을 국외 총책인 ㄷ씨가 관리하는 중국 계좌로 송금했다. 이런 방식으로 당한 피해자들 중에는 최대 4억9천만원을 피해 본 사례도 있었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피해금액 1억8천만원을 회수해 피해자에게 돌려주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되지 않은 해외총책 ㄷ씨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적색수배 및 국제공조수사를 통해 송환을 추진하고, 전달책과 환전업자 등 조직원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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