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노인의 날, 처음 열린 무연고 사망자·자살 노인 추모제
“노인 자살은 사회적 타살”…무연고 사망 등 실태 조사 요구
“노인 자살은 사회적 타살”…무연고 사망 등 실태 조사 요구

1일 유엔 ‘세계 노인의 날’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 앞에서 열린 제1회 무연고 사망 및 자살 노인을 위한 추모제. 무연고 사망 및 자살 노인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의미하는 붓글씨 퍼포먼스로 ‘노인자살과 고독사는 사회적 타살이다’는 붓글씨를 썼다. 사진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애써 살아봐도 이 세상은 가망이 없더군요. 살 곳이 못 되더군요. 마지막 항의와 절규로 홀연히 벗어놓고 떠난 내 육신을 고독사라고 부르지 마세요. 행려사라고 부르지 마세요. 자살자라고 부르지 마세요. 내 팔뚝에 금을 그은 건 내가 아닌 이 국가이니….중·장년 무연고 사망자 및 스스로 생을 등진 노인들을 위한 추모제에서 송경동 시인이 추모시를 읊었다. 1일 유엔(UN)이 정한 ‘세계 노인의 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 앞에서 ‘제1회 무연고 사망 및 자살 노인을 위한 추모제’가 열렸다. 노후희망유니온 주최로 이날 처음 열린 추모제에는 한국노년단체총연합회와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등 노인단체와 더불어 청년유니온과 한국가사노동자협회, 기본소득당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오늘 세계 노인의 날을 맞아 떡잔치와 자랑스런 노인에게 지팡이를 선사하며 자축하는 행사가 여러 곳에서 열린다. 하지만 대다수 기층 노인들은 오늘도 아무도 모른 채 죽어가고 있다. 이런 죽음을 방치한 채 순간의 반짝 시혜와 봉사의 잔치만으론 부족하다”며 정부를 향해 요구사항을 외쳤다. 정부가 매년 무연고 사망 및 자살 노인의 실태를 조사해 발표하고, 3년 안에 무연고 사망자 등의 숫자를 반으로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는 것 등이다. 추모제에서는 외롭고 힙들게 살다가 숨진 노인을 위한 살풀이와 넋전춤 공연과 함께 추모시를 전하는 행사 등이 마련됐다.
- 시 ‘노인들을 위한 국가는 없다’ 시인 송경동

1일 유엔 ‘세계 노인의 날’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 앞에서 열린 제1회 무연고 사망 및 자살 노인을 위한 추모제. 참여자들이 홀로 삶을 등진 노인들을 위해 헌화하고 있다. 사진 장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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