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체 이혼사건 10건 가운데 4건이 동거기간 2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이 증가하고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장·노년층의 이혼이 꾸준히 늘고 있다.
3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2022 사법연감을 보면, 지난해 20년 이상 함께 산 부부의 이혼은 3만9387건으로 전체(10만1673건)의 38.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거기간 0~4년인 부부 이혼이 1만9116건(18.8%)으로 두 번째로 많았고, 5~9년 1만7340건(17.1%), 10~14년 1만4550건(14.3%) 15~19년 1만1280건(11.1%)이 뒤를 이었다.
전체 이혼사건에서 유일하게 꾸준히 증가하는 것도 20년 이상 함께 산 부부의 이혼이었다. 2017년 3만3124건이었던 동거기간 20년 부부 이혼은 매년 증가해 지난해에는 5년 전에 견줘 18.6%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이혼사건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2017년(31.2%)과 비교하면 5년 만에 7.5%포인트 늘었다.
장·노년층의 이혼 증가 추세는 통계청 조사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지난달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령자통계를 보면, 지난해 전체 이혼 건수는 전년 대비 4.5% 감소했지만 65살 이상 남성·여성의 이혼은 각각 13.4%, 17.5% 증가했다. 지난해 남성 평균이혼연령은 50.1살로 5년 전인 2017년(47.6살)과 비교하면 2.5살 늘었고, 여성 평균이혼연령도 같은 기간 44.0살에서 46.8살로 2.8살 상승했다.
이러한 현상은 전체 인구에서 65살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기대여명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올해 발표된 통계 기준으로 65살 이상 인구수는 901만명(전체 인구의 17.5%)이고 기대수명은 83.5살이다. 2017년에는 각각 708만명, 82.7살이었다.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가 진행된 일본에서도 장·노년층의 이혼 증가 현상은 마찬가지여서, 지난 8월 일본 <아사히신문>은 전체 이혼사건에서 20년 이상 동거한 부부의 이혼 비율은 약 70년째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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