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아름다움을 달리면서 스치는 바람과 풍경으로 감상하는 사람들이 있다. 올해 8회째를 맞는 제주 국제 트레일 러닝대회 참가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특히 한번도 참석 안 한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참석한 사람은 없다는 이 대회는 극한의 고통을 참으며 제주를 느끼려는 열정 러너들이 있어 대회를 더욱더 빛내주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100km 코스에 참여하는 고민철씨와 김진희씨도 그중 하나이다. 83년생 김진희씨는 2018년 10km에 첫 출전해 3위를 한 뒤 지난해 50km 3위에 이어 올해 100km에 도전한다. 자신에겐 이번 대회가 뜻깊은 도전이 될 거라 강조하는 김진희씨는 참가 선수들에게 제주의 멋진 풍경을 최대한 보여주고 싶은 주최 측의 정성과 노력이 깃들어 있는 코스인 거 같아서 달리는 내내 행복했다고 말했다.
87년생 고민철씨는 대회 스타트 라인에 서면 수많은 참가자들의 생기 넘치는 분위기가 참 좋다고 말한다. 그는 2015년 고비사막 마라톤 250km 20대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2015년 울트라 트레일 제주 50km 2등, 2019 제주 국제 트레일 러닝 100km스테이지 2등, 2021 제주 국제 트레일 러닝 10km 1위 등의 경력 보유자이다. 다음은 이들과의 일문일답.
김진희
“인생 처음 100km 무사완주에 도전합니다”
-이전 행사 참가자로서 행사의 좋았던 점, 인상 깊었던 점은.
“전반적으로 모든 것이 다 좋았지만,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대회 코스였어요. 지금까지 출전했던 대회 중 가장 멋진 코스였고, 달리는 내내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 속에 제가 들어가 있는 기분이었어요. 힘들게 달리다가도 고개만 들면 감탄이 절로 나오는 풍광이 눈앞에 펼쳐져 있으니 그 덕분에 진하게 감탄하고 크게 숨 한번 고르며 다시 힘내서 달릴 수 있었는데, 참가 선수들에게 제주의 멋진 풍경을 최대한 보여주고 싶은 주최 측의 정성과 노력이 깃들어 있는 코스인 거 같아서 달리는 내내 행복했던 기억이 나요. 이렇게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이 지속적으로 보전이 되어서 저희 세대 이후에도 계속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올해 참가한다면 개인적인 목표는.
“이번 트랜스 제주에서 제 달리기 인생 최대 장거리인 100km에 도전합니다. 저에겐 뜻깊은 도전이라 제가 좋아하는 제주대회에서 ‘처음’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싶었고, ‘무사 완주’라는 목표를 이루고 싶습니다. 경험이 없어 서툰 대회 진행으로 조금 힘든 시간이 될 수도 있겠지만, 두 번 다시 없을 ‘처음’이라는 그 순간을 마음껏 즐겨보려고 합니다. 100km를 신청했던 과거의 순간을 후회하지 않고, 고단해도 포기하지 않으며, 최선을 다해 무사히, 그리고 웃으며 완주하는 것이 이번 대회의 목표입니다.
-트랜스 제주 참가자들에게 대한 응원 한마디.
“제주 대회를 신청한 것만으로 참가하시는 분들 모두가 강한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강함을 믿고,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레이스에 임하셨으면 좋겠고, 대회가 끝났을 때, 즐거웠던 기억으로 마음이 충만할 수 있도록 내가 나를 다독이고,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며 달렸으면 좋겠습니다. 모두의 무사 완주를 기원합니다!!”
고민철
“ 참가자들의 생기 넘치는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이전 행사 참가자로서 행사의 인상 깊었던 점은.
“지난해 트랜스 제주에 참가했습니다. 대회 스타트 라인에서 서면 수많은 참가자들의 생기 넘치는 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경쟁심보다 서로를 응원해주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라산을 오르는 코스는 힘들었지만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을 달리면서 많은 걸 느낄 수 있었고 피니시 라인에 도착했을 때 성취감도 컸습니다.”
-올해 개인적인 목표는.
“올해는 100km 부문에 참가를 합니다. 윗세오름과 백록담을 오르는 힘든 코스이지만 좋은 기록으로 완주를 하는 게 목표입니다.”
-트랜스 제주 참가자들에게 대한 응원 한마디.
“트랜스 제주는 한국 트레일 러닝의 역사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름다운 제주’를 달린다는 것은 모든 트레일러너의 꿈입니다. 이제 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부상 없이 안전하게 완주하세요. 모두 화이팅!”
이종우 서귀포 시장
“참가자들의 땀방울이 가능풍경과 함께 빛나길 바랍니다”
“서귀포시는 체육 진흥을 통한 지역 관광 및 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내외 대회 개최 및 유치에 많은 관심을 갖고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오는 10월 8일부터 9일까지 이틀 동안 열리는 ‘2022 트랜스 제주 국제 트레일 러닝대회’를 주최하는 서귀포시 이종우 시장은 현재 국내외 참가자들과 대회 관계자 등 2천여명의 손님 맞이 준비로 분주한 가운데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종우 시장은 “현재 트레일 러닝대회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으며 유럽을 중심으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도 홍콩, 일본, 중국 등 트레일 러닝이 크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런 세계적 추세에 맞추어 국내에서도 새로운 대회들이 많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라며 대회 현황을 전했다.
그는 또 “제주도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산인 한라산과 오름 등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세계자연유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자연과 함께하는 아웃도어 스포츠인 트레일 러닝대회는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제주도에 적합한 운동이고, 참가자들도 최고의 코스에서 아름다운 자연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라며 제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참가자들이 지나게 되는 코스 중 하나인 가시리 마을에 대해서도 “가시리 마을은 사슴이오름, 따라비오름, 조랑말체험공원 등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과 풍부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봄에는 제주를 대표하는 ‘제주유채꽃축제’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트레일 러닝대회를 진행함으로써 마을 홍보는 물론 지역사회 발전에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2015년부터 개최된 트랜스 제주 국제 트레일 러닝대회는 해를 거듭할수록 참여자가 늘고 있고 그 규모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는 트레일 러닝의 최적지로서 제주의 매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만끽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로, 무엇보다 참가자들의 열정과 사랑이 대회의 성공을 이끌어가고 있는 주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회에서도 인간 체력의 한계에 도전하는 참가자들의 땀방울이 들녘의 억새와 한라산의 단풍 등 제주의 아름다운 가을 풍경과 어우러져 다 함께 빛나길 기대합니다. 또한 서귀포시에 머무는 동안 소중한 인연들과 멋진 추억 많이 만드시길 바라며, 앞으로도 트랜스 제주 국제 트레일 러닝대회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참가를 부탁드립니다.”
이종우 시장은 올해 참가자들이 이같이 당부를 하며 마지막으로 “트랜스 제주 국제 트레일 러닝대회가 제주 홍보 및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서귀포시에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오종수 트랜스 제주 조직위원장
“최고의 코스를 경험할 수 있는 대회입니다”
-트랜스제주 행사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올해로 8회째를 맞는 트랜스 제주 국제 트레일러닝 대회는 서귀포시와 가시리마을회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세계 30개국 1800명 이상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의 트레일러닝 대회입니다. 10km 코스는 사슴이 오름, 따라비 오름 등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가시리 마을에서 진행되며 50km·100km 코스는 국내에서 최고로 높은 대한민국의 ‘보물’ 한라산을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코스를 경험할 수 있는 대회입니다.”
-최근 몇년 새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내외적으로 많은 일이 있었는데 올해의 개최 성과를 어떻게 전망하나.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의 모든 행사가 금지되어 비대면 대회인 ‘버추럴 레이스’로 진행되었고 2021년에는 인원을 제한해서 진행됐지만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올해에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해외 참가자가 예전에 비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국내에서 1700명이 참가하는 국내 최대의 트레일 러닝 대회로 성장했습니다.”
-올해 행사의 참가 규모는 어떻게 되나.
“세계 25개국에서 1700여명이 참가합니다. 아직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참가자가 이전보다 적지만 앞으로 코로나 상황이 좋아지면 국내외에서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걸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행사를 준비하면서 가장 크게 신경을 쓴 부분은.
“2022 트랜스 제주 대회는 한라산 국립공원, 서귀포시 월드컵 경기장, 가시리 마을 목장 등 제주도 전 지역에서 행사가 진행됩니다. 서귀포시청과 협조해 한라산 국립공원 코스 허가, 참가자들의 안전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으며 특히 가시리마을 목장 내에서 진행되는 10km 코스는 가시리마을청년회의 협조로 대회 진행의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고 가시리마을 부녀회에서는 참가자들에게 따뜻한 국수를 제공하기로 하는 등 많은 분들의 협조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외 하고 싶으신 말씀은.
“우선 많은 도움을 주시는 서귀포시장님을 비롯한 서귀포시 체육진흥과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가시리 마을에서도 앞으로 이 대회가 최고의 트레일 러닝 대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며 가시리마을 홍보와 지역 경제와 발전에 이바지 하도록 가시리 마을에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2 트랜스 제주대회 코스
10km
가시리 조랑말 체험공원 출발-->유채꽃플라자 입구-->갑마장길-->따라비 오름-->마을목장 내 돌담길-->유채꽃플라자앞-->조랑말체험공원
50km
서귀포시 월드컵경기장-->서귀포 치유의 숲-->한라산둘레길-->한라산 영실탐방안내소-->윗새오름-->한라산 남벽-->돈네코 탐방로 입구-->서귀포시 학생문화원 야영장-->한라산둘레길-->서귀포 치유의 숲-->서귀포 월드컵경기장
100km
서귀포시 월드컵경기장-->서귀포 치유의 숲-->한라산둘레길-->한라산 영실탐방안내소-->윗새오름-->한라산 어리목탐방로 입구->관음사 탐방로 입구-->한라산 정상(백록담)-->한라산 성판악 탐방로 입구-->한라산둘레길-->돈네코 탐방로 입구-->서귀포시 학생문화원 야영장-->한라산둘레길-->서귀포 치유의 숲-->서귀포 월드컵경기장
김지윤 기자

김진희 참가자

고민철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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