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0만ℓ 팔아
주유소까지 차려놓고 송유관에서 기름을 빼내 팔아온 전문적인 기름 도둑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3일 경남 울산-경기 성남을 연결하는 대한송유관공사의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지난해 5월부터 지난달 초까지 휘발유 231만6천ℓ와 경유 206만8천여ℓ등 시가 56억원상당의 기름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노아무개(40)씨 등 5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이아무개(37)씨 등 2명을 수배했다. 노씨 등은 지난해 1월 경북 경주시 외동읍 구어리 경주-울산 간 국도변 2m 깊이의 땅속에 묻혀 있는 지름 80㎝의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유압호스를 연결해 둔 다음, 그 위의 땅 300여평을 사들여 5월부터 주유소를 개업했다. 이들은 송유관에 연결한 유압호스를 50여m 떨어진 주유소 지하 유류탱크 주입구에 연결해 기름을 직접 주유소에서 팔거나, 유조차에 실어 경주·부산 등지로 운반·판매해 왔다. 송유관이 지나는 위치는 공사 등으로 인한 파손을 막기 위해 지상에 팻말로 표시가 돼 있다. 경찰은 “이 일대에서 기름을 빼돌리는 일당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주변을 수색하던 중 주유소를 발견하고 의심이 가는 장소를 파 본 결과 도난사실을 확인하게 됐다”며 “경찰이 다녀간 뒤 현장을 살펴보던 일당을 잠복하고 있다가 붙잡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1월 대구시 동구 율하동과 경북 칠곡군 왜관읍 주변을 지나는 대한송유관공사 송유관 기름절도단 2개 조직이 적발된 것을 비롯해, 2004년 4월과 11월에도 같은 회사 송유관이 뚫리는 등 송유관 기름절도 사건이 잇따랐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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