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은폐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지난달 21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으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법원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당시 ‘자진 월북 발표’를 지시했다는 혐의 등으로 구속된 김홍희 전 해경청장의 구속 필요성을 다시 판단하는 구속적부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전 청장과 함께 구속된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구속적부심을 통해 석방된 상태라, 법원이 김 전 청장에게도 동일한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3부(재판장 정덕수)는 10일 오후 2시40분부터 김 전 청장의 구속적부심사를 진행 중이다. 구속적부심은 구속된 피의자가 구속의 적법성과 필요성에 대해 다시 법원에 판단을 구하는 절차다. 김 전 청장은 전날 법원에 구속적부심을 청구했다.
앞서 김상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지난달 22일 “증거인멸 및 도망 우려가 있다”며 김 전 청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해 사건 당시 해경 총책임자였던 김 전 청장은 확인되지 않은 증거를 사용하거나 기존 증거를 은폐한 뒤 해경 관계자들에게 월북 발표를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법원은 구속적부심사 절차가 끝난 시점부터 24시간 안에 청구 인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서울구치소에서 수감 중이던 김 전 청장은 부친상으로 지난 6일 일시 석방된 상태다.
법원이 김 전 청장의 청구를 인용할 경우, 국방부·해경을 넘어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을 본격적으로 겨누려던 검찰 수사에 상당한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등 전 정부 안보라인 윗선에 대한 이어질 수사에서 구속 여부 판단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변수기 때문이다. 앞서 김 전 청장과 같은 날 구속된 서 전 장관은 지난 6일 구속적부심을 청구해 8일 석방됐다. 당시 재판부는 서 전 장관이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믿을만한 충분한 이유가 없고, 사건 관계인에게 위해를 가할 우려가 없다며 석방 사유를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서 전 장관의 구속적부심사 인용 결정에 대해 “(법원이) 혐의 소명 부분에서 판단을 달리 했을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수사팀은 법과 원칙 따라서 차질 없이 수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강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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