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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감옥에서 기다려” 홍대 ‘백지시위’ 뒤 위협에 떠는 중국 유학생

등록 2022-12-12 16:07수정 2022-12-12 21:03

중국 정부 비판한 ‘백지시위’ 참가자들 향해
서울 시내 캠퍼스 내 경고와 욕설의 글
경찰 “신고되면 모욕·명예훼손 등으로 수사할수도”
‘백지를 든 당신을 안에서 기다리겠다’고 중국어로 쓰인 문구를 전 액소 맴버 크리스 우의 사진과 합성한 사진이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캠퍼스 게시판에 붙었다. 독자 제공
‘백지를 든 당신을 안에서 기다리겠다’고 중국어로 쓰인 문구를 전 액소 맴버 크리스 우의 사진과 합성한 사진이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캠퍼스 게시판에 붙었다. 독자 제공

“‘백지’를 든 당신을 안에서 기다리겠다.”

최근 경희대 서울캠퍼스 게시판에 아이돌 그룹 ‘엑소’의 전 멤버 크리스 우가 중국어로 이런 글이 쓰인 ‘백지’를 들고 있는 사진이 붙었다. 누군가 성폭행 혐의로 중국에서 징역 13년형을 선고받은 크리스의 사진에 메시지를 합성해, ‘감옥 안’에서 ‘백지시위에 참여한 이들’을 기다리겠다는 협박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12일 <한겨레> 취재 결과, 최근 서울 경희대와 고려대 등 시내 주요 캠퍼스 게시판 등에 이처럼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반대해 국내 ‘백지시위’에 참가한 유학생들을 위협·경고하는 내용의 문구의 게시물과 낙서 등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8번 출구 앞엔 60여명이 모여 ‘백지시위’를 열었다. 중국 신장 우루무치에서 발생한 아파트 화재 사고를 추모하고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봉쇄 정책에 반대하며 세계 곳곳에서 이어진 백지시위 중 하나였다.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캠퍼스 게시판 위에 중국어로 낙서가 돼 있다. 백지시위에 참여한 중국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심한 욕설이다. 독자 제공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캠퍼스 게시판 위에 중국어로 낙서가 돼 있다. 백지시위에 참여한 중국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심한 욕설이다. 독자 제공

백지시위가 열린 뒤부터 참가자를 협박하거나 시위의 배후에 대한 ‘음모론’을 제기하는 글과 이미지가 이들 캠퍼스 게시판 곳곳에서 눈에 띄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는 요원을 모집해 일상적으로 중국을 모욕하고 있다” “포스터(백지)를 한번만 들어도 나도 5만원 벌 수 있다” “지금 반대 세력의 목표는 중국도 ‘색깔혁명’에 빠지게 하는 것” 등과 같은 식이다. 백지시위 참가자들을 홍콩·대만 사람으로 지칭하며 심한 욕설을 게시판 곳곳에 쓴 낙서들도 발견됐다.

백지시위 집회신고를 하는 등 주최자 중 한명인 ㄱ씨는 <한겨레>에 “위협적인 게시물과 낙서를 본 주변 유학생들은 ‘왜 이렇게 심한 욕을 하는지 모르겠다’ ‘중국 교육이 참 무섭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에 참여하지 않은 한 중국인 유학생도 “감옥에 갈 수도 있다는 글이나, 심한 욕설이 쓰인 낙서를 보면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실제 시위했던 학생들이 중국에 가면 고발돼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통제가 심해지고, 우루무치 화재 사건 이후 과거보다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젊은이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유학생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지시위에 참가한 중국인 유학생들은 신원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경찰 등 수사당국에 신고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경위를 파악해야겠지만 명예훼손이나 모욕 등의 혐의를 적용해 수사할 수 있는 사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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