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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태원 유족과 상인, 서로 손잡았다…“기억공간·주민지원 필요”

등록 2022-12-23 15:33수정 2022-12-23 21:46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희생자들의 온전한 추모를 위한 재단장 작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희생자들의 온전한 추모를 위한 재단장 작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체감온도 영하 17도의 강추위에도 23일 서울 용산 이태원역 앞에 모인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상인들은 지역의 아픔을 회복하고, 온전한 추모와 기억의 공간으로 거듭나는 이태원을 만들 것을 약속했다.

이날 오전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시민대책회의는 시민들의 추모 공간이 자리했던 이태원역 1번출구 앞에서 ‘희생자의 온전한 추모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재단장 및 대책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유가족협의회 부대표이자 참사 희생자 고 이주영씨의 아버지인 이정민씨는 추모 공간을 방문한 시민과 자원봉사자, 지역 상인들을 향해 “우리 아이들을 구조하고, 함께 희생자를 추모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유가족들은 상인, 시민단체와 함께 희생자를 기억하고 애도할 수 있는 공간, 아픈 기억이 아닌 희망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참사 희생자들의 온전한 추모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이태원역 1번 출구 재단장 및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참사 희생자들의 온전한 추모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이태원역 1번 출구 재단장 및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유족들은 상인들과 손을 잡고 추모공간 정비와 인근의 상권 회복을 위한 협약서를 작성해 △이태원역 1번출구를 희생자를 추모하고 기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구성하기 위한 대책 △이태원역 인근 주민, 상인을 위한 심리지원, 생계지원 등을 정부와 지자체에 요구했다. 이태원 관광특구연합회 배광재 총무는 “떠난 이들의 마지막을 목격하고 다음의 날을 살아가야 하는 지역 주민들의 삶의 고통을 공감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유가족과 이태원 주민, 상인들이 바라는 건 10월29일에 대한 고통을 딛고 안전한 이태원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시민대책회의 피해자권리위원회 박성현 활동가도 “정부는 참사 진실을 밝히기 위한 조사, 시민의 애도와 기억의 마음을 보듬는 일, 발걸음 끊긴 지역과 상가를 겨우 지키는 상인들을 살폈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기억과 애도의 권리를 보장하고, 시민들의 메시지를 정비할 공간과 상인을 위한 실질적인 경제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유족들과 상인 및 시민단체 활동가 30여명은 참사가 일어난 골목 벽에 붙은 시민들의 메시지를 떨어지지 않게 붙이는 등 재정비했다. 이날 유족들은 사고 지점에 있는 가게 상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시민들이 놓아두고 간 꽃과 간식, 선물 등은 다음주 수요일께 절에서 소각한 뒤 남은 재는 수목장 형식으로 보관할 예정이다. 지난 21일 가족과 상인회 회원 등은 1번 출구 앞에 쌓였던 추모 메시지와 추모 물품들을 정리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실에서 임시 보관 중이다.

추모 기록을 모으고 유가족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과 관련해 서울시는 유족을 대리하는 민변 쪽에 후보지 세 곳을 제시했고, 그 뒤 추가 논의가 남은 상황이다. 민변 이태원 참사 대응 티에프(TF) 단장 윤복남 변호사는 “서울시가 민간 빌딩 3곳을 후보지로 제시했지만 시나 구 산하 공공시설이 더욱 적절하다고 판단해 시 쪽에 다시 검토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추모공간과 관련해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유가족의 뜻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이태원 관광특구연합회,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활동가들이 희생자들의 온전한 추모를 위한 재단장 작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3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이태원 관광특구연합회,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활동가들이 희생자들의 온전한 추모를 위한 재단장 작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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