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李海瓚) 총리의 `3.1절 골프' 파문의 여파로 부산 근교의 골프장에는 지난 주말부터 공직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번 파문으로 골프에 대한 일반인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데다 괜한 구설수에 오를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가까운 지인들과 오래전에 한 골프 약속마저 서둘러 취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골프파문의 진원지인 부산 기장군 아시아드컨트리클럽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드컨트리클럽 최인섭 사장은 9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골프파문 이후에 전체적인 분위기가 달라지지는 않았지만 공직자들이 특히 몸을 사려 (골프장에서)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또 "이 같은 사정은 아시아트컨트리클럽 뿐만 아니라 부산 근교의 다른 골프장에서도 똑같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부산에서 다소 떨어져 있으나 접근성이 뛰어나 부산지역 골퍼들이 자주 찾는 A컨트리클럽 관계자도 "지난 주말에 공직자로 보이는 고객은 거의 없었다"면서 "평소에 빈번했던 공무원들의 부킹 청탁 전화도 이번 주에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 근교의 또 다른 골프장 관계자는 "공직자의 부킹 여부는 개인정보 보호차원에서 밝힐 수 없다"면서도 "평소에도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는 공직자들이 요즘 같은 민감한 시기에 골프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부산의 한 고위공직자는 "오래전부터 이번 주말에 고교 동창들과 골프를 하기로 약속했는데 골프파문 이후 주변사람들로부터 `괜찮겠느냐'는 전화가 쇄도해 결국 없었던 일로 했다"면서 씁쓸해 했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 (부산=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youngkyu@yna.co.kr (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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