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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친목, 자기계발, 어쩌면 연인도?…‘갓생 파티’에 빠진 MZ

등록 2023-01-26 07:00수정 2023-01-26 15:39

재미추구·자기계발 욕구 강한 ‘MZ’
“낯선 사람과 선입견 없는 대화 즐거워”
이지완(23)씨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지난해 12월23일 주최한 ‘커뮤니케이션 파티’에서 참가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지완씨 제공
이지완(23)씨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지난해 12월23일 주최한 ‘커뮤니케이션 파티’에서 참가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지완씨 제공

직장인 이지완(23)씨는 최근 ‘커뮤니케이션 파티’를 주최하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지난해 8월부터 서울 강남 등에서 외국영화처럼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 50∼60여명이 모이는 파티를 연 것만 지금까지 여섯차례다. 에스엔에스(SNS) 등을 통해 모인 수십명의 ‘낯선’ 사람들은 술과 음식을 함께 곁들이며 서로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다. “편견 없이 자기 일과 관심사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큰 자산이 돼요.”

최근 2030 이른바 엠제트(MZ) 세대 사이에서 ‘일면식 없는’ 불특정 다수와 만나는 파티나 소셜 다이닝 등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들은 이러한 모임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과 편견·선입견 없이 대화를 나눔으로써 재미와 자기계발의 두 가지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전날 200여명이 모인 파티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이아무개(24)씨는 “친한 친구들과 모이는 것도 재밌지만, 나에 대한 아무런 편견이나 선입견이 없는 사람들과 모여 하루를 보내면서 다양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고 했다. 2010년대 초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소셜 다이닝에 새롭게 관심이 모이는 이유도 비슷하다. 소셜 다이닝 업체 ‘소셜다이닝 피델리오’엔 지난 2021년 12월부터 현재까지 벌써 2000명이 넘는 젊은 고객들이 찾았다. 이곳 대표 박원상(29)씨는 “이곳에선 직업도 나이도 서로 밝히지 않고 어떠한 사회적 배경도 없이 대화 나눈다”며 “이를 통해 손님들은 몰랐던 나를 발견하고 일상을 낯설게 바라보는 경험을 한다”고 했다.

만남 자체를 자기계발 수단으로 여기기도 한다. 이지완씨는 “즐거움을 얻는 친목 목적도 있지만, 이직 등을 염두에 두고 정보를 얻기 위해 파티에 참여하는 목적이 뚜렷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이런 현상이 MZ세대의 특성인 재미추구와 ‘갓생 살기’(god+인생, 효율적인 생활하기)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분석도 있다. 최샛별 이화여대 교수(사회학)는 “MZ세대는 온라인에서 불특정 다수와 소통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학연·혈연·지연이 아닌 취향을 중심으로 관계를 형성하는 데 익숙하다”며 “위로 올라가는 것을 지향하는 ‘로켓형 성공’이 아닌 자신의 경험이 확장되는 ‘방사형 성장’을 추구하는 특성처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자신의 ‘성공’이자 즐거움으로 인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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