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법무실장에 김석우(51·사법연수원 27기) 서울고검 검사가 임명됐다.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탈검찰화’로 비검사 출신이 기용되던 자리에 다시 검사가 기용된 것이다. 비어있는 대검찰청 차장검사 등 고검장급 자리 4곳은 이번 인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숨가쁘게 돌아가는 수사 일정을 고려해 주요사건 지휘부도 대부분 유임됐다.
법무부는 27일 2023년 상반기 검찰 인사를 발표하고 김 검사를 법무부 법무실장(검사장급)에 신규 보임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8월 판사 출신 이용구(59·23기) 변호사를 법무실장으로 임용하는 등 비검사 출신에게 자리를 개방했는데, 5년 반 만에 검찰 내부인사가 자리를 채우게 됐다. 법무부는 김 신임 법무실장에 대해 “전문성, 그간의 업무성과, 리더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법령‧송무‧국제법무 등 국가의 법률사무를 담당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김 신임 법무실장은 판사로 임관했다 검사로 전관한 인물로, 법무부 검찰국 헌법쟁점연구팀장을 맡아 검찰 수사권 축소를 담은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관련 권한쟁의 심판 청구 작업을 이끈 바 있다. 국가소송을 총괄하는 송무심의관 자리도 판사 출신으로 방위사업청 팀장 등을 역임했던 정재민(46·32기) 법무부 법무심의관이 채운다.
이번 인사에서 고검장급 공석인 대검 차장, 서울고검장, 대전고검장, 법무연수원장 4자리는 모두 채워지지 않았다. 검찰총장을 보좌하는 대검 차장은 지난해 9월 이원석 검찰총장이 정식 임명된 후 5개월 동안 비어있었다. 이번 인사에서도 공백이 메워지지 않으면서 당분간 송강 대검 기획조정부장의 직무대리체제가 이어지게 됐다. 지난해 8월 이 총장 지명 뒤 사의를 밝힌 김후곤 전 서울고검장과 이두봉 전 대전고검장, 여환섭 전 법무연수원장의 후임도 공석으로 남았다. 사법연수원 부원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검사장급 보직 인사도 미뤄졌다.
주요사건 지휘부도 기용된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이번 인사에서 변동이 없었다.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과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북한 선원 강제 북송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지휘부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성남에프시(FC) 후원 의혹을 각각 수사 중인 수원지검과 수원지검 성남지청 지휘부는 이번 인사에서 유임됐다. 조직 개편으로 새로 생긴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2부장은 김봉준(51·33기) 수원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이 기용됐다.
법무부는 이날 법무실장 신규 보임 외에도 고검검사급 검사 50명, 일반검사 446명 등 검사 496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하반기 인사 후 약 7개월이 경과된 점을 감안해 고검검사급 이상 검사 인사 규모를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부임일은 다음달 6일이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