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대법대100주년기념관에서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와 서울대민교협 주최로 열린 `황우석 사태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제하의 학술토론회에 황우석교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토론회장으로 뛰쳐 들어 "황우석 교수를 사기로 몰지 말라"고 주장, 토론회가 지연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서울대에서 열린 ‘황우석 교수 사태’ 토론회가 황우석 지지자들의 항의로 파행을 겪고, 황 교수 지지자 2명이 서울대 정운찬 총장의 차량밑으로 들어가 자해를 시도하는 등 소란이 계속되었다. 한편 전국의 수의대생 2400여명은 “징계과정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수의대 학생들과 연구원들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성명을 서울대 정 총장에게 전달했다.
서울대 황우석 토론회 황교수 지지자 항의로 하팽
10일 오후 서울대에서 열린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민교협) 주최 ‘황우석 사태 교수 토론회’가 일부 황 교수 지지자들의 항의로 파행을 겪었다.
주최쪽은 애초 이날 오후 2시 서울대 법대 근대법학교육100주년기념관에서 `황우석 사태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황 교수 지지자 3명이 토론회장 단상에 올라가 욕설을 퍼붓고 마이크를 뺏는 등 소란을 피우는 바람에 회의 시작이 20여분간 지연됐다.
소란이 계속되자 진행자인 최갑수 서울대 민교협 회장은 예정됐던 주제발표를 전면 취소했다. 최 회장은 황 교수 지지자들에게 발언 기회를 주는 대신 민교협 토론자들이 간략히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식으로 회의를 진행키로 했다.
태극기 정총장 차에 집어던진 뒤 여성2명 차밑으로 들어가 ‘자해 기도’
한편 이날 서울대에서는 황우석 지지자 2명이 정운찬 서울대총장이 탄 차량 아래로 들어가 자해를 시도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날 낮 1시45분께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시위를 하던 황우석 지지자 30여명은 정총장이 탄 차량이 건물 앞으로 들어오자, 일시에 달려들어 20여분간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관, 취재진이 뒤엉켰고, 관악경찰서 방범순찰대 소속 의경 2개 소대가 이들을 막아섰으나, 그 틈을 뚫고 한 여성이 들고 있던 대형 태극기를 정 총장 차량에 집어던지고 보닛을 서너 차례 두드렸으며, 또다른 2명의 여성은 갑자기 차량 밑으로 들어가 진행을 저지하려 했으나, 곧바로 경찰관들에게 끌려나왔다.
지난달 20일부터 매일 서울대에서 시위를 벌이던 황우석 지지자들은 이번주 들어 한층 과격한 행동을 보이고 있으나, 경찰은 이를 제대로 막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전국 수의대생 2482명 서울대 총장에 “수의대생 배려 필요하다” 서명전달
한편 서울대 등 전국 10개 수의과대 소속 학생회장들은 이날 오후 서울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황우석 교수 사태에 대한 수의대생들의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서울대 수의대 스코필드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대 징계위원회의 논문 조작 교수들에 대한 결정과 판단은 조사위원회의 결과와 검찰 수사, 정확한 학문적 검증을 바탕으로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복제개 스너피 등 서울대 수의대 각 분야의 기술과 연구성과가 엄연히 존재한다”며 “이번 사태로 수의대의 기술과 연구시설, 인프라 등이 상실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수의대생들은 “논문 조작에 대한 엄중하고 단호한 조치도 필요하지만 징계와 해결 과정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미래지향적인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며 “학생들과 연구원들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견에는 전국 10개 수의대 중 제주대를 제외한 9개 대학 학생회장이 참석했으며 이들은 10개 대학 수의대생 2482명의 서명을 정운찬 총장에게 전달키로 했다.
앞서 이들은 오후 2시 서울대 본부 앞에서 회견을 열 계획이었으나 황 교수 지지자들이 본부 앞에서 자해를 기도하는 등 소란을 피워 회견장소를 서울대 수의대로 바꿨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연합
서울대 집회 10일 오후 서울대 본관 앞에서 황우석박사 지지자들이 지지 집회를 열고 있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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