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준영이 2019년 3월2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성범죄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가수 정준영(34)씨를 부실수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에게 벌금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허위공문서작성, 직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ㄱ(58)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서울의 한 경찰서에서 여성·청소년수사팀장으로 일했던 ㄱ씨는 정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하지도 않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는 등 부실수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ㄱ씨는 정씨 변호사로부터 ‘정씨 휴대전화나 포렌식 자료 확보 없이 사건을 신속히 송치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정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않았고, 이와 관련해 허위공문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았다.
1심은 ㄱ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벌금 200만원으로 감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휴대전화 말고도 다른 자료가 충분하다고 보고 신속하게 검찰로 송치하는 게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는 ㄱ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직무유기 혐의는 무죄로, 허위공문서작성 혐의 일부에 대해서만 유죄로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벌금형을 확정했다. 강간·불법촬영·강제추행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씨는 2020년 12월 징역 5년형을 확정받고 복역 중이다.
신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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