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그룹 김영준 회장(오른쪽 두 번째)과 총괄사장 김아무개(41)씨(왼쪽 두번째)이 지난 1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백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횡령하고 수백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아 구속됐던 이화그룹 김영준 회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부장 민경호)는 3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자본시장법,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등의 혐의로 김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처남으로 이화그룹의 총괄사장을 맡았던 김아무개(41)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과 조세범처벌법 위반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 회장은 2012년부터 최근까지 이화그룹의 계열사인 칸인베스텍코리아, 이화전기공업, 이트론, 이아이디 등에 가족을 기업 고문 등으로 허위 등록하고 급여 명목으로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회사 자금을 거짓 회계처리를 해 고급 주택을 매수하는 등 114억원을 횡령한 혐의(특경법상 횡령)를 받는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칸인베스텍코리아, 이화전기공업, 이트론이 자신에게 이화전기공업의 신주인수권증권과 전환사채를 시가보다 저가에 팔도록 해 187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경법상 배임)와 2015~2016년 허위 공시 등으로 이화전기공업의 주가가 오르게 한 뒤, 칸인베스텍코리아에서 이화전기공업이 발행한 신주인수권증권을 시가보다 싸게 사들여 주식으로 전환한 뒤 고가에 파는 방식으로 74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도 함께 받는다.
김씨는 김 회장과 함께 2012년부터 최근까지 체납된 세금 267억원에 대한 체납처분을 피하기 위해 차명 계약, 차명계좌 등을 이용해 김 회장의 재산 373억원을 은닉한 혐의(조세범처벌법 위반)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관계자는 “국세청 고발 사건을 검찰이 수사해 고액·상습 체납자인 그룹 사주가 10년 넘게 국가 재정을 고갈시키는 조세 범죄뿐만 아니라 그룹 경영전략실을 통해 계열사(상장회사)를 사유화하고 횡령·배임·증권범죄·재산 해외유출까지 저지른 기업범죄를 규명한 사건”이라며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향후 조세범죄와 기업범죄도 엄정히 수사하겠다”고 했다.
이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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