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때 징집된 형 위폐 군부대 도움으로 찾아
김을석(71·경기 남양주시)씨가 한국전쟁에 참전했다가 실종된 형 을산씨 위패를 찾아 55년만에 제사를 지낼 수 있게 됐다.
4형제 중 맏이인 을산(당시 24살)씨는 1950년 서울 종로의 포목점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다 한국전쟁이 나자 징집됐다. 을산씨는 동생에게 “의정부 특공대라는 곳에 배치돼 아직 도망 못간 북한군 토벌에 나선다. 곧 돌아올테니 함께 농사지으며 살자”는 말을 남긴 후 소식이 끊겼다.
을석씨와 가족들은 전쟁 뒤에도 을산씨가 북한군 포로로라도 살아있기만 바라며 제사도 지내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6월 인근 부대장으로 부임한 조경행 소령이 김씨 사연을 듣고 육군본부와 보훈청 등을 찾아다닌 끝에 을산씨가 5사단 36연대에 배치돼 의정부 지역에서 중공군과 전투중 사망한 사실을 확인했다. 을산씨 주검은 전시 상황이라 찾지 못하고 위폐만 국립현충원에 봉안됐으며, 1954년 10월5일 화랑무공훈장 수훈자로 결정됐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동생 김씨는 “형을 찾지 못해 평생 한이 됐는데 군에서 찾아줘 너무 고맙다”며 ”영전에 훈장을 바치고 제사도 올릴 수 있어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김씨는 도움준 부대 장병들과 25일 집에서 형 제사를 지낼 계획이라고 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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