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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하이브, 아이돌 팬사인회서 속옷검사…팬들 “인권 바닥”

등록 2023-07-10 11:50수정 2023-07-10 21:16

사과문에도 “팬들에 책임 전가” 비판
‘하이브 레이블스 재팬’ 소속 신인 아이돌 그룹 ‘앤팀’(&TEAM). 사진 공식 누리집 갈무리
‘하이브 레이블스 재팬’ 소속 신인 아이돌 그룹 ‘앤팀’(&TEAM). 사진 공식 누리집 갈무리

방탄소년단(BTS), 뉴진스, 르세라핌 등이 소속되어 있는 하이브가 일본을 겨냥해 만든 신인 아이돌 그룹 ‘앤팀’(&TEAM) 팬사인회에서 팬들을 상대로 속옷검사를 실시해 논란이 불거졌다. 소속사 쪽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는 모양새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하이브 레이블즈 재팬’ 소속 9인조 보이 그룹 ‘앤팀’은 지난 8일 서울 동작구에서 두 번째 미니앨범 발매 기념 대면 팬사인회를 진행했다. 그런데 팬사인회가 끝난 직후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보안요원으로부터 녹음기 등을 찾는다는 빌미로 과도한 신체수색을 당했다는 경험담이 잇따라 올라왔다.

트위터에 올라온 ‘앤팀(&TEAM) 팬사인회 후기. 트위터 갈무리
트위터에 올라온 ‘앤팀(&TEAM) 팬사인회 후기. 트위터 갈무리

한 참가자는 “팬사인회에서 브래지어 검사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 우리 엄마도 안 만지는 내 가슴을 팬매니저가 (만졌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참가자들도 “윗가슴을 꾹꾹 눌러보더니 밑가슴도 꾹꾹 눌러봤다”,“가슴 좀 만질게요, 하고 갑자기 가슴골을 만졌다”, “(애플) 워치죠? 하면서 나를 작은 공간으로 끌고 가더니 옷을 올리라고 했다. (신체수색을) 밀어붙여서 어쩔 수 없이 (옷을) 올렸는데 어떤 분이 문 열고 들어와서 내가 속옷검사 당하는 걸 봤다. 너무 수치스럽고 인권(이) 바닥된 기분이었다” 등의 경험담을 공유했다.

이같은 경험담이 온라인상에서 널리 퍼지자 팬사인회 하루 만인 9일 하이브 산하 팬커머스 플랫폼 ‘위버스샵’이 사과문이 올렸다. 위버스샵 쪽은 “여성 보안요원에 의한 보안 바디체크(신체수색)와 관련해 현장에 참여하셨던 팬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아무리 보안 상의 이유라고 해도, 그것이 팬분들을 불편하게 할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앞으로 보안 목적의 검색에 비접촉 방식을 도입하는 등 개선안을 준비하겠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하이브 산하 팬커머스 플랫폼 ‘위버스샵’에 9일 올라온 팬사인회 관련 사과문. 사진 누리집 갈무리
하이브 산하 팬커머스 플랫폼 ‘위버스샵’에 9일 올라온 팬사인회 관련 사과문. 사진 누리집 갈무리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과문이 되레 팬들에게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위버스샵 쪽은 사과문에서 “팬사인회에서 아티스트와 팬 간의 1대1 대화 녹음 내용이 외부에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녹음과 촬영이 가능한 전자장비의 반입을 엄격히 제한해왔고 그동안 많은 팬들이 이에 적극 협조해줬다”면서 “8일에는 전자장비를 몸에 숨겨 반입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해 보안 바디체크가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트위터에는 “사과문에는 ‘몸수색’, ‘속옷검사’, ‘성추행’이라는 말도 없다. 본인들이 한 행동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것 같다”, “사과문을 쓰면서 팬한테 책임 전가하는 ‘가스라이팅’ 방식을 언제까지 쓸 건가. 속옷검사에 반발한 팬들을 유난스러운 존재로 만들고 있다” 등의 비판이 올라왔다.

사과문을 소속사가 아닌 팬커머스 플랫폼 누리집에 올린 것을 두고도 이번 사건을 축소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앞서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은 ‘앤팀’이라는 그룹명을 직접 지어줬으며 “(앤팀의) 성공적 데뷔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더 큰 문제는 아이돌 팬들을 향한 과도한 신체수색이나 과잉경호로 인한 폭행 사건 등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2018년 그룹 ‘워너원’이 태국 공연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는 과정에서 매니저가 한 여성 팬을 거칠게 밀쳐 넘어뜨리는 장면이 영상에 포착돼 논란이 됐다. 이에 당시 ‘워너원’ 소속사 스윙엔터테인먼트는 입장문을 내고 “해당 매니저가 과잉대응한 부분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이에 따른 징계도 받게 될 것”이라고 사과했다.

올해 2월에는 에스엠(SM) 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엔시티 드림’(NCT DREAM)의 경호원이 공항에서 여성 팬을 밀쳐 전치 5주의 골절상을 입혀 검찰에 넘겨지기도 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팬들을 하찮은 지갑으로밖에 안 보는 것 같다”는 자조 섞인 말들이 나오고 있는 이유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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