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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생체실험 ‘731부대’로 귀신 공포 체험…태화강축제, 뭇매 맞고 철회

등록 2023-07-27 16:56수정 2023-07-28 08:17

731부대 야외 동사 실험 재현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731부대 야외 동사 실험 재현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태화강대숲납량축제 홍보물. ‘731 부대’ 체험이 논란이 되자(왼쪽),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변경했다(오른쪽). 누리집 갈무리
태화강대숲납량축제 홍보물. ‘731 부대’ 체험이 논란이 되자(왼쪽), 해당 내용을 삭제하고 변경했다(오른쪽). 누리집 갈무리

울산의 대표적인 여름축제인 ‘태화강대숲납량축제’가 항일운동가 등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자행한 일본의 731부대를 공포 체험 소재로 삼았다가 ‘역사의식 부재’라는 비판을 받고 사과했다.

27일 축제를 주최·주관하는 한국연극협회 울산광역시지회(울산연극협회)의 설명 등을 종합하면, 올해로 16회를 맞은 태화강대숲납량축제는 8월11일부터 14일까지 태화강 국가정원 야외 공연장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중국 하얼빈 소재 ‘중국 침략 일본군 731부대 죄증진열관'에 항일운동가와 전쟁포로를 생체해부한 해부실이 재현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 하얼빈 소재 ‘중국 침략 일본군 731부대 죄증진열관'에 항일운동가와 전쟁포로를 생체해부한 해부실이 재현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행사 기간 동안 운영하는 ‘호러 트레킹 코스’에 ‘731부대’라는 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비판이 빗발쳤다. 호러 트레킹 코스를 설명하는 홍보물은 731부대 프로그램에 대해 ‘살아있는 인간을 대상으로 한 인체실험 및 세균실험과 약물실험 등이 이루어짐’이라고 소개했다.

‘호러 트레킹 코스’는 귀신 분장을 한 이들이 숨어있다가 참가자들을 깜짝 놀라게 해 재미를 주는 프로그램이다. 이 때문에 임산부나 노약자 등은 입장이 제한될 정도다. 이런 프로그램에 731부대가 흥미 위주의 공포 체험 소재로 쓰인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

&lt;한겨레&gt; 1992년 4월 15일 치.
<한겨레> 1992년 4월 15일 치.

일본(관동)군 731부대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만주에서 활동하면서 한국의 독립운동가와 중국, 러시아 전쟁포로 3000여명 등을 대상으로 인간 생체실험을 자행했다. 이들은 ‘마루타’(통나무)라는 암호로 불렸고, 산 채로 해부를 당하거나 동상이나 독가스 실험 등에 동원돼 희생됐다.

울산연극협회 누리집 게시판에 글을 올린 한 누리꾼은 “일본 제국주의가 자행한 국가폭력이 장난인가”라며 “심지어 축제가 광복절 직전인데 이게 문제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냐”고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어떻게 731부대를 축제 소재로 쓸 생각을 했나. 역사의식은 어디 갔냐”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울산연극협회는 26일 밤 누리집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해당 프로그램에서 731부대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 협회는 사과문에서 “가벼운 소재가 아님에도 731부대 관련해 (행사)업체와 코스로 지정한 점은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협회는 “선정된 트레킹 코스에 대한 충격과 분노에 절대적으로 공감한다”며 “해당 트레킹 코스는 수정해 변경했다”고 덧붙였다.

울산연극협회 사과문. 누리집 갈무리
울산연극협회 사과문. 누리집 갈무리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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