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의 사상자를 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조선이 28일 오전 서울 관악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대낮에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조선(33)씨가 28일 검찰로 송치됐다.
이날 오전 7시3분께 서울 관악경찰서를 나선 조씨는 ‘왜 그랬는냐’, ‘(범행을) 계획했다는 점을 인정하냐’ 등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죄송하다”고 말한 뒤 자리를 떴다. 앞서 조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께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 출구 인근 골목에서 흉기를 휘둘러 20대 남성 1명을 숨지게 하고, 다른 남성 3명을 다치게 한 혐의(살인 등)로 23일 구속됐다. 경찰은 조씨의 진술과 정황 증거 등을 미뤄 계획된 모방범죄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수사를 종합하면, 조씨는 범행에 앞서 인근 마트에서 흉기 2개를 훔친 뒤 택시에 탑승하고, 신림역 인근으로 이동해 범행을 저질렀다. 또 범행 전 사용하던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피시(PC)를 고의로 파손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이 조씨의 포털 검색기록을 분석한 결과, 범행 한 달 전인 지난달 초 ‘홍콩 묻지마 살인’, ‘정신병원 강제입원·탈출·입원비용’ 등을 검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조씨로부터 “범행 전 살해 방법과 급소, 사람 죽이는 칼 종류 등을 검색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조씨는 살인 방법을 검색한 기록 발각이 무서워 휴대전화를 초기화했다는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가 “우울증이 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함에 따라, 경찰은 정신과 치료 기록을 살펴보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3년 이후 지난 10년간 조씨의 정신과 진료 기록이 없다고 경찰에 회신했다. 경찰은 조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했다.
앞서 22일 경찰 조사에서 조씨는 “나는 불행하게 사는데 남들도 불행하게 만들고 싶었고, 분노에 가득차 범행을 한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6일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된다며 조씨의 이름·나이, 주민등록증 사진과 시시티브이(CCTV) 영상 갈무리 사진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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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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