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바탕 시민운동 새 의제 만들 것”
“제가 저명인사도 아니고, 시민운동 전체의 나아갈 방향을 고민했던 것도 아닌데 갑자기 공동대표를 맡으라는 제의에 며칠 동안 잠을 못 이뤘습니다. 시민운동도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의제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주변의 설득에 마음이 움직였죠. 그런데 막상 대표가 된 뒤부턴 이사갈 곳을 찾느라 정신이 없네요.”
지난달 참여연대 공동대표로 선임된 임종대(57)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31일 “대표로선 수습이지만, 부동산문제엔 전문가가 다 됐다”며 농담을 건네면서도, 새 보금자리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참여연대는 1997년부터 서울 안국빌딩에 보증금 2억2천만원, 월 600만원에 세 살았으나, 빌딩 리모델링 공사로 더는 ‘헐값’에 사무실을 빌릴 수 없게 됐다.
임 공동대표는 “다른 사무실을 임차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월 2천만~2500만원 임대료를 회원 후원금으로 내는 게 쉽지도, 옳지도 않다고 생각했다”며 “모금한 돈으로 땅 사고, 땅을 담보로 대출받아 건물 짓는 게 안정적인 활동을 위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2월부터 ‘희망 1번지, 문패를 달아주세요’ 모금운동을 벌여 서울시내 땅 구입 마무리 절차에 있다.
임 공동대표는 “4일 오후 6시30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후원의 밤 행사에 시민들께서 힘을 보태주셨으면 한다”며 “소수의 거액보다 십시일반 정성이 시민운동 본질에 더 부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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