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주한미사령관 ‘낮은자세’ 눈길
“위대한 대한민국에서 근무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2월3일 취임한 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59·육군 대장)은 3일 국방부 출입기자단과 상견례에서 ‘위대한’이란 말을 두번이나 써가며 ‘낮은 자세’를 보였다. 그는 인사말을 통해 “대한민국은 현대화·민주화돼 있으며, 경제가 번창한 위대한 국가라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서도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들에게 솔직하고 진실만을 전하는 언론이 없으면 민주주의도 없다고 믿는다”며 “한국언론과 미군이 21세기 한-미의 군사협력 문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벨 사령관의 이런 친근감 표시는 전임 리언 러포트 사령관의 직설적인 발언과 대조를 이룬다. 러포트 전 사령관은 3일 한 국내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대선에서는 한-미동맹이 핵심이슈가 돼야 하며, 한국의 다음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강화하려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다소 정치적인 발언을 했다.
군 관계자는 “벨 사령관이 아무래도 전임자인 러포트 사령관에 비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겠지만, 미군기지이전 비용 협상과 작전통제권 이양 협상 등 한-미간에 산적한 현안과 예전 같지 않은 한-미관계 등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벨 사령관은 1979~80년 1년 동안 동두천 캠프 케이시의 주한 미2사단 72전차 대대에서 작전과장(대위)으로 일한 바 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