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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실미도부대 운영 중앙정보부 개입 확인

등록 2006-04-19 07:21수정 2006-04-19 07:23

국방부 과거사위 “매달 400~500만원 지원”
운영비 중간서 착복해 부대원 굶주림 시달려
옛 중앙정보부(중정)가 1971년 8월23일 실미도 사건을 일으킨 공군 684부대의 창설 때부터 실미도 사건이 발생할 때까지 매달 400~500만원의 부대 운영예산을 편성해 지원하는 등 적극 관여해온 사실이 정부 공식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그러나 이렇게 지원된 부대 운영비의 상당액은 중간에서 증발돼, 부대원들이 극심한 굶주림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실미도 사건을 조사 중인 국방부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이해동)는 중정의 특수부대 정보비 내역서와 실미도 사건 뒤 살아남은 사형수 4명의 재판기록을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위원회 관계자가 18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실미도 부대원들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비인간적 대우가 실미도 사건의 한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상규명위가 확인한 중정의 지원내역은 부대 창설 다음해인 69년부터 사건이 발생한 71년 8월까지 2년8개월간으로, 모두 1억5천만원 가량의 예산이 책정돼 지원된 것으로 돼 있다. 특히 실미도 사건이 일어난 71년 8월에는 가장 많은 780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기재돼 있다.

진상규명위는 또 1968년 3월7일 김형욱 당시 중정부장이 장아무개 공군참모총장 등 앞으로 보낸 부대창설과 관련한 ‘공작지시서’와 그해 5월10일 부대 창설일에 중정 요원이 참가해 작성한 보고서 등을 통해 부대 창설에 중정이 깊숙히 간여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미도 사건에서 살아남은 뒤 군사재판에 회부된 부대원 4명은 71~72년 재판과정에서 “(부대가 창설된 68년 5월부터) 처음 3~4개월은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잘 먹고 사관생도에 준하는 봉급(3000~3200원)도 꼬박꼬박 나왔으나 그 뒤부터는 월급은 고사하고 잡곡밥에 단무지나 소금국이 고작이었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배가 너무 고파서 개밥까지 훔쳐 먹기도 했으며, 난방용 기름도 높은 사람들이 부대를 방문했을 때만 때는 시늉을 했다”고 말했다. 한 사형수는 “우연히 주방에 있는 취사장부를 봤는데 거기에는 엄청나게 잘 먹는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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