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론스타와 합의…실사기간 3주 더 늘려
국민은행은 론스타 펀드와 외환은행 최종 인수계약을 맺더라도 인수대금은 현재 진행 중인 감사원과 검찰 조사가 끝난 뒤에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기홍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렇게 밝히고, “이런 방침을 지난주 말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와 협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통상적인 은행 인수·합병에서는 최종계약 뒤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만 받고 대금을 지급하지만, 이번에는 감사원과 검찰 조사라는 조건을 추가로 끼워넣은 것이다.
김 부행장은 “법원의 최종 판단이 아니라 감사원과 검찰의 조사 결과가 판단기준이 될 것”이라며 “감사원과 검찰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계약이 지연되면 기회비용과 가치산정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종합적으로 고려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론스타가 감사원과 검찰 조사 뒤 매각대금을 받는 것에 동의했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며 “국민은행이 상황에 따라 대응할 법률적 권한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론스타와 국민은행의 이런 합의는 최근 ‘매각작업을 중단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무효로 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 현재 진행 중인 매각 실무작업을 최대한 빨리 진행하고 싶다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국민은행은 또 지난주 말로 끝난 정밀실사 기간을 다음달 12일까지 3주 더 늘리기로 했다. 김 부행장은 “연장 기간에 지금껏 미흡했던 가치산정을 마무리하고 최종계약에 대한 이사회 승인 절차 등을 거칠 것”이라며 최종 인수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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