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범행 신문스크랩 소지”
속보=서울 서남부 지역에서 5명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정아무개(37)씨가 또다시 2건의 추가 범행을 자백했다. 이에 따라 정씨가 저지른 범행은 모두 10건으로, 정씨가 휘두른 흉기에 크게 다친 이는 8명에서 10명으로 늘었다. 경찰은 또 “정씨가 2004년 12월 신대방동 주택가의 20대 여성 살해 사건 등 다른 3건의 강도 살인·상해 사건에도 연루된 정황을 포착해 정확한 진상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5일, 정씨가 이미 털어놓은 8건의 범행 말고도, 2004년 1월30일 새벽 3시께 구로구 구로3동 ㅁ빌라 현관 계단에서 원아무개(44·여)씨를 흉기로 네차례 찔러 중상을 입히고, 두달 남짓 뒤인 4월8일 새벽 2시35분께에는 영등포구 신길4동 길거리에서 정아무개(29·여)씨에게도 같은 수법으로 중상을 입혔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정씨가 자신의 범행을 보도한 신문스크랩 더미를 갖고 있었으며, 이 스크랩 더미엔 성폭행 사건도 들어 있어 관련 여부를 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씨가 지난 2년 남짓 5명을 살해하고 10명을 다치게 하면서 훔치거나 빼앗은 금품은 두차례에 걸쳐 8만4천원뿐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현재까지 드러난 나머지 8차례 범행에서 정씨는 피해자들한테서 단 한푼도 빼앗지 않았으며, 정씨는 “완전범죄를 위해서”라고 답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한 수사 관계자는 “정씨가 제대 뒤엔 한 제과업체 공장에서 두세달을 일한 뒤로는 별다른 직업 없이 집 골방에 틀어박혀 지냈다”며 “은둔생활을 하다 깊은 밤 지하철 2호선을 타고 동작구·구로구·영등포구 등을 다니며 주로 새벽 시간에 문이 열린 집에 침입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조중근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정씨가 ‘살인’을 저지르고 잡히지 않는 것에 성취감을 느꼈던 것 같다”며 “어쩌면 그것을 그의 유일한 삶의 가치로 여긴 흔적도 보인다”고 진단했다.
전진식 최현준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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