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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재벌 앞에 마냥 작아지지는 않는다?

등록 2006-04-26 07:05

현대차 수사팀 “정몽구 회장 혐의 무겁다” 강경
솜방망이 처벌 비난여론 의식 ‘명예회복’ 분위기
현대차 비자금 사건 수사팀이 정몽구 회장에 대해 전례없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 수사팀은 “정 회장의 혐의가 무겁기 때문에 구속은 당연하다”고 밝혔지만, 그동안 비슷한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던 다른 재벌 총수들과 비교해 볼 때 이번 수사팀의 태도는 예사롭지 않다.

수사팀은 이번 사건의 최종 책임자가 정 회장이기 때문에 구속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이 비자금의 일부를 개인적으로 사용한 단서까지 드러났기 때문에 재계에서 나도는 ‘아들(정의선 기아차 사장) 속죄론’ 등은 전혀 고려할 만한 게 못된다고 설명한다. 회사를 위해 쓴 비자금은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쓴 부분은 처벌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검찰 관계자는 “정 회장은 재벌 총수에 어울리지 않는 개인비리도 있다”며 “정 회장의 혐의가 아들에 비해 4∼5배 이상 무겁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 회장이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도 수사팀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 회장이 혐의를 인정하는지는 신병처리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검찰이 정 회장 못지 않은 범죄 혐의가 드러난 재벌 총수를 불구속했던 전례들에 비춰, 이런 설명 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검찰의 명예를 회복하자’는 수사팀 내부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정 회장 구속 쪽으로 흘렀을 것이라는 분석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삼성그룹이 1997년 대선 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내용이 담긴 ‘엑스파일’ 사건 수사에서 이건희 회장 등 삼성 쪽 사람들을 모두 무혐의 처분하고, 두산그룹 비자금 사건 때도 박용성 회장 등 총수 일가를 모두 불구속 기소해 ‘재벌 앞에만 서면 작아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현대차 비자금 사건 수사팀은 이번 사건을 검찰에 대한 이런 평가를 불식하는 계기로 보고, 강도 높은 수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검찰 수뇌부 보고를 앞두고, 정 회장 구속 의견 관철을 위해 광범위한 여론 수집도 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수사팀 관계자는 “현대차 사건 처리 방향에 대해 수사팀 내부의 이견은 없다”고 말했다.

틈만 나면 “화이트칼라 범죄는 엄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용훈 대법원장과 천정배 법무부 장관도 수사팀의 강경 기류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이들의 발언이 여론의 지지를 받는 상황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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