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10여차례…선임병이 후임병에 ‘전기 고문’도
일선 대대장이 부하 병사 6명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가 뒤늦게 드러나는가 하면, 공군 병사들이 후임병을 전기로 가혹행위 한 혐의가 적발돼 군당국의 병사 인권 개선 의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육군은 “제28보병사단 정아무개 대대장(44·학군 24기·중령)이 지난해 8월부터 병사 6명을 관사로 불러 10여차례 신체를 만지거나 껴안는 행위를 한 혐의로 지난달 23일 구속기소됐다가, 전역지원서를 내 이달 19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정 대대장은 “만취 상태여서 정확히 기억나지 않으며, 가벼운 신체 접촉은 아버지 같은 마음에서 한 일”이라고 진술했다고 육군은 밝혔다. 육군은 이를 알고도 쉬쉬한 것으로 드러나 은폐 의혹이 일고 있다. 국방부는 2003년 7월 일선 대대장이 당번병 성추행 혐의로 구속되자 부대 내 문란행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공군은 같은 내무반의 이병에게 전기와 물을 이용한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경기도에 있는 방공포사령부 예하 ○○부대의 김아무개 병장 등 2명을 이달 중순 구속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그러나 공군도 이런 ‘엽기적인’ 가혹행위를 적발하고도 국방부 장관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병장 등은 이달 초 220볼트의 전압이 흐르는 전선을 유아무개 이병의 옷과 손목, 전투복 허벅지 부위에 서너차례 대는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유 이병에게 1.5ℓ들이 물을 2차례에 걸쳐 억지로 마시게 하는 등 2월부터 3∼4차례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공군은 밝혔다.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엄정하게 수사하고 재발 방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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