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앞줄 맨 왼쪽)과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앞줄 왼쪽에서 세번째)이 4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대추리 대추분교 옥상에서 경찰의 폭력진압에 항의하며 농성을 벌이는 문정현 신부(앞줄 왼쪽에서 두번째), 문규현 신부(문정현 신부 뒤)등 농성단과 함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평택/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현장에 간 임종인·천영세 의원
옥상 ‘최후결사대’에 합류
연행과정 지켜보며 발굴러
옥상 ‘최후결사대’에 합류
연행과정 지켜보며 발굴러
고립무원의 처지에 놓인 대추리에 두 국회의원이 ‘원군’으로 활약했다.
열린우리당 임종인,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은 4일 낮 12시께 경찰의 폭력 진압에 항의하며 대추분교 옥상에서 농성을 벌이던 ‘최후결사대’ 12명과 합류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4일 낮 12시께 대추분교 건물 2층에서 600여명의 시위대와 경찰이 맞서는 상황에서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먼저 대추분교를 찾은 임 의원은 “오늘 오전 언론보도를 보고 상황을 직접 확인하러 왔다”고 했다. 그러나 경찰은 전경 1개 소대를 급히 동원해 임 의원의 앞을 가로막았다. 다급해진 김인옥 평택경찰서장도 “시위대에 의해 억류당할 수 있다”며 막아섰다.
그러자 임 의원은 경찰을 우회해 건물 뒤쪽 통로를 거쳐 시위대가 농성 중인 2층으로 들어가버렸다. 전날 대추리에 도착해 함께 시위를 벌인 천영세 의원도 뒤를 따랐다. 두 의원은 건물 안 교실에 들러 농성중인 이들을 일일이 살폈다.
그러다 갑자기 문정현 신부 등을 만나겠다며 옥상으로 발길을 돌렸다. 두 의원은 사다리를 타고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면서 ‘투사’로 돌변했다. 임 의원은 “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의 도청 점령을 연상케 한다”며 “우리가 미국에 285만평이나 되는 땅을 건넬 이유가 없고 정부와 경찰이 당장 물러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 의원도 “시위대를 보호하러 왔는데, 오늘의 폭력 사태를 보니 참담하기 그지없다”며 “미군기지 확장 문제를 국회에서 전면 재검토하도록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오후 3시20분께는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도 대추분교 2층 농성장에 찾아와 연행 과정을 지켜봤다.
옥상에 올라간 두 의원과 문정현 신부 등 12명은 정부가 주민과 대화를 재개하고 평화적 집회를 보장하지 않는 한 절대 내려가지 않겠다고 버티다 시위대가 모두 연행된 오후 5시께 내려왔다. 평택/전진식 이재명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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