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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팔순 언저리서 배우는 즐거움 알았죠

등록 2006-05-07 22:18

최고령 고졸 검정고시 합격 권춘식씨
“<논어> 귀절처럼 배우고 익히는 즐거움은 해본 사람만이 압니다.”

2006년 제1회 고졸학력 검정고시에서 전국 최고령으로 합격한 권춘식(78·경북 영주시 이산면·사진)씨는 7일 만학 이유를 한마디로 답했다.

1928년 이산면 원리 안동 권씨 집성촌에서 태어난 그는 6·25 당시를 빼고는 고향마을을 떠난 적 없이 평생 농사만 짓고 살아왔다. 서당에서 글을 가르치던 아버지 밑에서 5∼6살 때 천자문을 떼고 사서삼경까지 배웠지만 어려운 살림으로 1943년 이산 보통학교(초등학교)를 마친 게 정규학력의 전부. 하지만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휴대전화는 물론 컴퓨터를 다루고 마티즈 경차를 직접 몰고 전국여행을 다니는 등 젊은이 못쟎다.

4년 전 아내를 잃은 뒤 농사를 그만두고 노인대학을 다니던 권씨는 지난해 4월 영주 와이엠시에이 야학교실 문을 두드렸다.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보내고 싶고 배움에는 정년이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출가한 3남3녀 자녀들도 대환영이었다. 2003년 75살 나이로 운전면허를 딴 뒤 구입한 승용차를 직접 몰아 야학을 오가며 저녁 7시부터 밤 10시까지 수업을 듣고 낮에는 예·복습을 했다. 권씨는 고입검정고시 시작 4개월만인 작년 8월 고입검정고시에서 전국최고령으로 합격했다. 그 뒤 바로 영주시내 고교과정 ‘영주청년학교’ 야학으로 옮겨 고졸 검정고시 공부를 시작해, 8개월만인 지날달 응시해 또다시 최고령합격자가 됐다.

권씨는 “수학과 영어가 특히 어려웠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대학에 진학해 계속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 권씨는 당초 방송통신대에서 한문학이나 동양철학을 공부하려 했으나 전공이 없어 고민 중이다.

영주/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사진 경북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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