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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증폭되는 강압수사 의혹에 검찰 ‘불쾌’

등록 2006-05-16 16:32

중요 인물 아니라며 왜 6번 소환…검찰 "감찰 계획없다"

현대차 비자금 사건으로 조사를 받던 박석안 전 서울시 주택국장의 자살 이후 계속된 강압 수사 의혹 제기에 검찰이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16일 "강압 수사할 형편도 아니었고, 당시 조사를 받았던 서울시 관계자도 전혀 그런 얘기는 없다고 했다. 여러 사건으로 정신없는 데 수사팀이 강압수사한 것처럼 생각하면 참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검찰은 박씨의 자살과 관련해 자체 진상 조사를 벌인 결과 수사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감찰 대상도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검찰 주변에서는 박 전 국장이 자동차 헐값 구입 의혹 등과 관련해 중수부에서 단순히 5차례 조사받았다고 죽음을 결심했다는 말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는 등의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 중요 인물 아닌데 왜 잇따라 소환 = 검찰은 박씨를 4월 28일 처음 소환해 현대차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그랜저 XG 할인 내역과 차 구입 대금의 출처를 추궁했다.

박씨는 이 때 가족과 개인 자금으로 나머지 차 값을 지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받자 박씨는 두 번째 소환된 5월 3일 처남에게 3천만원을 빌려 대금을 지급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검찰은 박씨의 처남이 `3천만원은 빌려준 게 아니라 대납해준 것'이라고 박씨와 다르게 진술하자 두 사람을 함께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검찰은 박씨가 처남에게 5천500만원을 차용한 기록이 남아있는 공직자 재산등록 기록도 증거로 제출했다.

박씨는 자살한 15일 오전에도 검찰에 소환 통보를 받을 상황이었다.

채 기획관은 "박 전 국장 혐의는 20% 할인의 대가성 여부와 나머지 돈의 출처뿐이었다. 처남과 진술이 엇갈리니까 자꾸 조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박씨가 남긴 유서에서 언급된 강압 수사 의혹에 대해 "유서는 주관적인 말을 쓴 것이라 언급할 이유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중요한 피의자가 아니었기 때문에 여러 차례 출퇴근 조사를 한 것뿐이고, 실제 중요한 인물은 아침 일찍 불러 하루 종일 조사하고 한번에 마무리한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하지만 현대차의 서울 양재동 사옥 증축과 관련돼 조사를 받은 서울시 관계자 중 최고위직이었는데도 6차례나 부른 것을 두고 검찰이 자금 출처를 확인하는데 막히자 다른 혐의로 박씨를 압박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문제가 된 처남의 계좌를 추적해보면 쉽게 자금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데도 계속 출퇴근 조사를 받게 한 것 자체가 다른 포석을 위한 수사였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 `안개 속' 현대차 사옥 로비 수사 = 현대차 양재동 사옥과 관련된 로비 수사는 정대근 농협중앙회장 구속 이후 안개 속이다.

정대근 농협회장은 사옥 부지를 넘긴 대가로 3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고, 사옥 증축 인허가와 관련된 부분은 수사 착수 이후 뚜렷한 진행 상황을 보이지 않고 있다.

검찰은 자살한 박씨가 서울시의 관련 인허가 주무국장이었지만 중요한 조사 대상자도 아니었으며, 관련 있는 단서도 자동차 가격 할인 내역 이외에는 없었다고 딱 잘라 말하고 있다.

현대차 연구개발센터 부지는 유통업무시설만 들어설 수 있던 일반상업지구에서 2004년 12월 도시계획시설 규칙 개정으로 연구센터를 증축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당시 모든 인허가 과정이 개정된 법규정에 따라 이뤄져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광철 기자 minor@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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