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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밖에선 성직자… 모 기독교 방송국서 거액의 후원금

등록 2006-05-23 13:24수정 2006-05-23 15:07

“신의 이름으로…” 장애인 유린
자신이 운영하는 장애인 수용시설에서 장애인들을 성폭행하고 약효가 강한 정신병 치료약을 강제로 먹여 숨지게 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목사 정모(67)씨의 범행은 말 그대로 `인면수심(人面獸心)' 그 자체였다.

정씨는 2002년 경기도 김포시에 장애인 보호시설인 `000 기도원'을 설립하고 최근까지 102명의 입소자들을 모아왔지만 `오갈 데 없는 자, 각양각색 병든 자'라는 슬로건과 달리 정씨에게 이들은 자신이 돌봐야 할 `길 잃은 어린양'들이 아니었다.

정씨는 수용자들을 보호하는 대신 최근까지 한 사람 당 매달 60만원씩을 기초생활수급비와 생활비 명목으로 국가와 가족들로부터 받아왔고 2억6천여만원을 후원금으로 모금하는 등 모두 4억8천200만원을 챙겼지만 입소자들에게는 인간 이하의 대우로 일관했다.

수용자들에게 제공되는 음식은 인근 중학교나 푸드뱅크에서 얻어온 것들로, 이 마저도 만들어진 지 며칠이 지난 것들이었다.

여기에 일부 여성 수용자들은 정씨에게 `성 노리개'로 봉사를 해야 했다.

그는 A(42)씨 등 3명의 여성을 모텔과 방 안에서 71차례에 걸쳐 성폭행했는데 피해자 중에는 입소자 출신으로 자신의 며느리이기도 한 B(33)씨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드러나 수사 관계자들로 하여금 혀를 차게 만들었다.

이런 불합리한 처우에 반항하는 수용자들은 예외없이 1.5평의 독방에 감금했다.


독방행 수용자들은 쇠사슬로 된 `개줄'을 손과 발에 찬 채 감금 당했으며 그래도 반항기를 보이면 복용시 정신이 멍해질 정도로 약효가 강한 정신병 치료약을 강제적으로 먹였다. 결국 6명이 약물 중독이나 심장마비 등 약물 부작용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런 악행을 일삼으면서 정씨가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 하며 수용자들에게 전파한 가르침은 "하나님의 제자인 내 말이 바로 하나님의 말이며 법"이라는 것.

하지만 수용소 밖의 세상에서 정씨는 봉사하는 성직자로 인정을 받았다.

그는 `하나님의 은혜로 악마를 내쫓고 심장병을 치유한 뒤로는 장애인을 돌보며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간증이 담긴 홍보용 동영상을 제작, 모 기독교 인터넷 방송국을 통해 방송해 희생하는 성직자로 인정받아 거액의 후원금을 모금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입소자들이 묵는 수용시설은 슬레이트 가건물에 배설물과 곰팡이, 바퀴벌레 등이 널려 있는 등 열악했다"며 "종교 시설이라는 점때문에 관계 당국의 단속이 허술했던 것이 사태를 심각하게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수용자의 변동이 심한 것을 이상하게 여긴 한 봉사단체로부터 제보를 받아 수사를 한 끝에 정씨를 검거했다.

피해 장애인들은 현재 김포시 소재 다른 요양소에 옮겨져 진단과 요양을 받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병규 기자 bkkim@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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