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퇴임사 통해 정계 새틀짜기 언급
“기성정치권 레드카드 직전상황” 지적
“기성정치권 레드카드 직전상황” 지적
제17대 국회 전반기 의장직을 물러나는 김원기 국회의장이 29일 사실상의 퇴임사를 통해 개헌을 포함한 정치권 새판짜기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주장했다.
김 의장은 이날 제58돌 국회 개원식 기념사에서 “기성 정치권이 국민들로부터 레드카드를 받기 직전의 상황”이라며 “모든 정치권이 시민사회 및 전문가 집단과 힘을 합치고 국민의 뜻을 잘 헤아려서 좀더 나은 정치의 틀을 연구하고 찾아내는 것도 좋은 방안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회 공보수석실은 “개헌 등을 포함한 정계의 새틀짜기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해외순방 도중 발목을 다쳐 김덕규 국회 부의장이 대독한 이날 기념사에서 김 의장은 국회의 위상 강화와 역할 확대도 주장했다.
그는 “국회의 극단적 대결은 정치가 ‘대통령권력 지상주의’에 강하게 중독된 때문”이라며 “이제 국회가 대통령 권력만이 전부라는 고정관념에서 스스로 벗어날 때가 됐으며, 대통령 권력 절대주의에서 해방되고 자신의 가치를 높일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또 감성정치와 이미지 정치도 비판했다. 그는 “정치적 경륜과 경험이 자산이 아니라 제척사유가 되는 극단적이고도 병적인 현상이 횡행하는 것은 우려할 일”이라며 “여야가 너나없이 정신 차려서 겉포장 정치의 재앙을 막아내고 정치를 살려내야 할 절박항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국회법에 따라 김 의장은 의장직 퇴임과 동시에 열린우리당 당적을 회복하게 된다.
6선의 원로이자, 노무현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이 있는 김 의장이 5·31 지방선거 이후 정치적 격변기에 중요한 구실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열린우리당 안에서 나오고 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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