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자전거 수입·판매하다 매료돼
22년 연구 끝 자연보행식 자전거 상품화
22년 연구 끝 자연보행식 자전거 상품화
[이사람] 이색 자전거 만드는 재미동포 임병대씨
“걷듯이 타는 자전거 보셨나요?”
미국 자전거 전문업체 ‘알레낙스’ 임병대(65) 회장은 ‘자전거 박사’다. 미국 뉴저지에 사는 그는 20여년 연구 끝에 페달을 위아래로 밟는 자전거, 한발로만 가는 자전거, 양발을 동시에 밟는 자전거 등 이색 자전거 출시에 성공했다.
임 회장은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졸업 후 1967년 스물여섯에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처음엔 학위만 따고 오려고 했지만, 그곳에 정착하게 된 뒤 일본 자전거 수입·판매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는 기존 자전거가 360도 페달 회전방식으로, 무릎과 발목, 척추에 무리를 준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는 “폐암 환자가 담배회사를 상대로 소송하듯 몸에 무리를 주는 기존 자전거들도 소송에 걸릴 수 있다”며 “몸도 다치지 않고, 배우기도 편한 자전거를 만들 수 없을까 고민하게 됐다”고 했다.
1984년, 자전거로 출퇴근하던 ‘자전거 마니아’ 설만택씨를 만난 게 행운이었다. 설씨는 마치 걷듯이 자전거를 타는 ‘자연보행식 자전거’를 만들자고 아이디어를 냈고, 연구·개발·상품화까지 꼬박 22년 걸려 마침내 지난 4월 ‘걷는 자전거’를 미국 시장에 내놓았다.
언덕을 오를 때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갈 필요도 없고, 좌우 균형이 저절로 잡혀 초보자들이 뒤뚱거리지도 않는 자전거다. “20년 넘게 걸리니까 주변에선 ‘달나라 가는 로켓 만드느냐’고 비아냥대더군요. 하지만 선진국도 아이디어 상품화에 적어도 15년은 걸립니다.”
발명상도 숱하게 받았다. 86년 미국 뉴욕엑스포 ‘올해의 발명상’을 시작으로 스위스·독일·벨기에·대만 발명품 전시회에서 금메달을 땄다. 99년에는 한국 등 세계 30개국에서 특허를 받았다.
그가 내놓은 ‘알레낙스’(wwww.alenax.com) 자전거는 두가지 방식이다. ‘원웨이 자전거’는 마치 걷는 것처럼 페달을 밟는다. 기존 페달식 자전거가 360도 회전하는 데 반해 135도만 회전한다. ‘식스웨이 자전거’는 양발 동시 원회전운동, 양발 동시 보행운동, 한발 원회전운동, 한발 보행운동 등 6가지 기능이 있다.
임 회장은 최근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인도, 캐나다, 브라질, 코트디부아르, 알제리, 탄자니아 등 12개국과 총판 계약을 맺었다. 8월께는 유럽 3개국과도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한국에서도 ‘알레낙스코리아’(02-3143-7011~2)를 통해 본격 판매된다. 임 회장은 특히 ‘자전거 왕국’ 중국에는 톈진에 직원 4천명을 둔 공장을 세워 매년 5천만대 생산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는 “한국 자전거는 이제 100%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며 “중국 자전거 시장을 한국인이 석권하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임 회장은 최근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인도, 캐나다, 브라질, 코트디부아르, 알제리, 탄자니아 등 12개국과 총판 계약을 맺었다. 8월께는 유럽 3개국과도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한국에서도 ‘알레낙스코리아’(02-3143-7011~2)를 통해 본격 판매된다. 임 회장은 특히 ‘자전거 왕국’ 중국에는 톈진에 직원 4천명을 둔 공장을 세워 매년 5천만대 생산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는 “한국 자전거는 이제 100%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며 “중국 자전거 시장을 한국인이 석권하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다”고 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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