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2시30분께 경북 영천시 문외동 영천시청 인근 5층 건물에서 산업폐기물 소각장 증설 반대집회를 벌이던 ‘도남동소각장 반대 비상대책위’ 부위원장 김아무개(47)씨가 시너를 몸에 뿌리고 분신한 뒤 투신해 현장에서 숨졌다.
김씨는 이날 시청앞에서 비상대책위 회원 150여명과 함께 “영천시가 주민의견 수렴 절차 없이 산업폐기물 소각장 증설을 일방적으로 허가했다”며 허가과정을 해명하고 허가를 취소하라고 요구하는 시위를 하던 중 인근 건물로 올라가 “영천은 죽었다”고 외친 뒤 투신했다.
영천 도남동 농공단지 안에 있는 산업폐기물 소각장은 지역의 한 폐기물업체가 2004년 부도가 난 업체를 인수해 소각로 처리시설 용량을 하루 2t에서 2.4t으로 증설허가를 받아 새로 지은 뒤 지난 3월부터 시험가동에 들어갔다. 영천 남부동 시민들은 이 사실을 뒤늦게 알고 “소각장이 가동되면 주변 수백 가구의 주민들이 생활을 할 수 없을 뿐더러 산업단지에 업체들이 입주를 꺼려 영천시 전체가 피해를 볼 우려가 있다”며 비대위를 구성해 허가취소를 요구해 왔다. 영천/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