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객에 흉기뺏기고 붙잡혀
“여자라고 얕보다간 큰 코!”
회사원 서아무개(29·서울 마포구 망원동)씨는 26일 새벽 1시40분께 회식을 마치고 집에 가기 위해 30대 남자 승객이 타고 있는 택시에 합승했다. 서울 마포구 연남동을 지날 때쯤 택시 기사 전아무개(33)씨가 갑자기 택시를 멈추더니, 합승 승객 민아무개(32)씨와 함께 ‘2인조 강도’로 돌변했다.
이들은 서씨를 칼로 위협하며 “가진 돈을 모두 내놓지 않으면 죽여 버리겠다”고 위협했다. 때마침 뒤따라오던 차가 전조등을 비추며 비켜줄 것을 요구하자, 전씨는 차를 빼기 위해 흉기를 옆에 내려놓았다. 당황하지 않고 틈을 노리던 서씨는 바로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재빨리 흉기를 낚아챘다.
졸지에 칼을 잃어 버린 ‘2인조 강도’는 다시 흉기를 빼앗으려 애를 썼지만, 서씨의 반항에 얼굴에 상처만 입었다. 이들은 서씨를 길에다 버리고 삼십육계 줄행랑을 쳤다. 서씨는 침착하게 택시 번호를 외워 경찰에 신고했고, 덜렁이 ‘2인조 강도’는 결국 경찰에 붙잡하고 말았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28일 택시강도 혐의(강도상해)로 전씨 등 2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