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인의 대형 빌라 냉동고에서 영아 시신 2구가 발견된 `미스터리' 사건을 둘러싸고 각종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번 사건과 직ㆍ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인물은 현재까지는 집주인인 프랑스인 C(40)씨와 C씨의 프랑스인 친구 P(48)씨, 필리핀인 가정부 L(40대 후반)씨로 압축된다. 또 이웃 주민이 C씨 집 앞에서 목격했다는 10대 백인소녀도 의혹의 한가운데에 서 있다.
경찰은 이들의 행적과 알리바이 등을 토대로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연루자들이 모두 외국인이고 해외에 체류 중이거나 해서 신병이 확보되지 않아 경찰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사건의 등장인물들의 최근 행적을 토대로 의문점을 짚어 본다.
◇ 집주인이자 최초 목격자인 C씨 = 23일 오전 11시께 C씨는 택배로 배달된 간고등어를 냉동고에 집어넣으려다 남자 아기 시신 2구를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란 뒤 한국인 지인을 통해 경찰에 신고했다. C씨는 지난 6월29일 부인, 아들 둘과 함께 프랑스로 휴가를 떠났다가 18일 회사 회의 참석차 일시 귀국한 뒤 26일 다시 휴가에 합류할 계획이었다. C씨는 휴가를 떠나기 전 이웃에 사는 프랑스인 친구 P씨에게 우편물을 챙기고 가끔 와서 집을 돌봐 달라며 보안카드와 열쇠를 맡긴 상태였다. 그러나 C씨는 평소 집을 드나들 때 보안시스템을 잠금으로 설정하고 해제하는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자유롭게 출입했다. 경찰은 C씨가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담배를 피워 문 손이 심하게 떨릴 정도로 충격을 받은 모습인 데다 혼자 급거 귀국한 이유가 회사일 때문이었다는 것을 회사에서 확인했다"며 C씨에게는 용의점을 크게 두지 않는 모습이다. 자신이 한 일을 굳이 지인을 통해 신고했을 가능성은 상식적으로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 C씨 프랑스인 친구 P씨 = 경찰이 사설경비업체의 출입기록을 확인한 결과 6월29일 마지막으로 C씨가 휴가를 떠난 뒤 이 집에 드나 든 유일한 사람으로 확인됐다. 출입기록에 따르면 P씨는 지난 3일부터 7일, 13일, 17일 등 총 4회에 걸쳐 이 집을 방문해 통상 5~6분 간 머문 뒤 보안장치를 설정하고 집을 나갔다. 경찰은 일단 P씨가 일주일에 한번꼴로 이 집을 드나들었다는 증거를 근거로 P씨 자신 혹은 P씨 주변 인물들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벌이고 있다. 5~6분이란 짧은 시간 동안 아이를 낳고 영아를 유기할 가능성은 `0'에 가깝지만 보안시스템을 잠그고 해제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사설업체 기록에 남지 않기 때문에 P씨가 4회 외에도 자유롭게 드나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P씨가 사건 발생 이틀 전인 지난 21일 가족과 함께 프랑스로 휴가를 떠났다는 사실도 의심되는 대목이다. 영아 시신에서 탯줄과 태변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출산 시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P씨 혹은 주변 인물들이 C씨의 조기입국 계획을 모른 채 21일 이전에 범행한 뒤 종적을 감췄고 급거 귀국한 C씨가 23일 우연히 시신을 발견해 신고했을 것이란 추정도 가능하다. 경찰이 P씨의 행적에 주목하는 것도 이런 추정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 가정부 L씨 = L씨는 40대 후반에서 50대로 추정되는 필리핀 여성이다. C씨는 "L씨에게 6월 말부터 8월까지 휴가를 떠날 테니 굳이 오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휴가를 떠났다. 사설경비업체 기록을 보면 C씨 외에 보안카드를 가진 2명 중 하나인 L씨의 출입기록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재 C씨가 L씨의 정확한 영어 이름 철자를 대지 못해 경찰은 출입국관리사무소를 통해 L씨의 출입국 기록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L씨의 휴대폰은 현재 전원이 꺼진 상태로 어디에 있는지 행방이 묘연하다. 그러나 L씨의 나이가 20~30대라면 혹시 스스로 아이를 낳았을 가능성이 있지만 중년 여성이 직접 출산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 L씨가 출산했다면 C씨가 L씨의 임신 상태를 당연히 미리 알고 있었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 10대 프랑스계 백인소녀 = 이 빌라에 사는 한 이웃은 13일 낮 쯤에 160~165㎝ 안팎의 10대 백인 소녀가 이 집 문앞에 서 있는 것을 봤다고 경찰에서 증언했다. 이 소녀는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13~14살 정도의 초등학생 혹은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전형적인 프랑스계로 보였다는 것이 목격자의 진술이다. 이 이웃은 이 소녀와 눈이 마주쳤을 때 일부러 피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놀라는 모습이었다고 말해 무언가 의심되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 소녀가 P씨와 모종의 관계가 있어 P씨와 함께 집에 들어왔거나 P씨에게 열쇠와 카드를 받은 뒤에 집에 들어와 범행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은 이 소녀가 실제로 영아들의 엄마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영아 유기'는 철없는 10대들이 실수로 아기를 낳게 된 뒤에 저지르는 사례가 많았다는 점도 무시 못할 대목이다. 경찰은 이 빌라 근처 프랑스 청소년들이 대부분 인근의 프랑스학교를 다니고 있기 때문에 최근 임신한 여학생은 없었는지에 대해 탐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방학에 돌입한 데다 휴가를 중시하는 프랑스인들이 상당수 장기 여름휴가를 떠난 상태여서 수사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P씨에게는 9~10살된 아들이 하나 있어 혹시 이 소녀가 P씨 아들을 통해 열쇠를 확보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홍제성 기자 jsa@yna.co.kr (서울=연합뉴스)
◇ 집주인이자 최초 목격자인 C씨 = 23일 오전 11시께 C씨는 택배로 배달된 간고등어를 냉동고에 집어넣으려다 남자 아기 시신 2구를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란 뒤 한국인 지인을 통해 경찰에 신고했다. C씨는 지난 6월29일 부인, 아들 둘과 함께 프랑스로 휴가를 떠났다가 18일 회사 회의 참석차 일시 귀국한 뒤 26일 다시 휴가에 합류할 계획이었다. C씨는 휴가를 떠나기 전 이웃에 사는 프랑스인 친구 P씨에게 우편물을 챙기고 가끔 와서 집을 돌봐 달라며 보안카드와 열쇠를 맡긴 상태였다. 그러나 C씨는 평소 집을 드나들 때 보안시스템을 잠금으로 설정하고 해제하는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 자유롭게 출입했다. 경찰은 C씨가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담배를 피워 문 손이 심하게 떨릴 정도로 충격을 받은 모습인 데다 혼자 급거 귀국한 이유가 회사일 때문이었다는 것을 회사에서 확인했다"며 C씨에게는 용의점을 크게 두지 않는 모습이다. 자신이 한 일을 굳이 지인을 통해 신고했을 가능성은 상식적으로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 C씨 프랑스인 친구 P씨 = 경찰이 사설경비업체의 출입기록을 확인한 결과 6월29일 마지막으로 C씨가 휴가를 떠난 뒤 이 집에 드나 든 유일한 사람으로 확인됐다. 출입기록에 따르면 P씨는 지난 3일부터 7일, 13일, 17일 등 총 4회에 걸쳐 이 집을 방문해 통상 5~6분 간 머문 뒤 보안장치를 설정하고 집을 나갔다. 경찰은 일단 P씨가 일주일에 한번꼴로 이 집을 드나들었다는 증거를 근거로 P씨 자신 혹은 P씨 주변 인물들에 초점을 맞춰 수사를 벌이고 있다. 5~6분이란 짧은 시간 동안 아이를 낳고 영아를 유기할 가능성은 `0'에 가깝지만 보안시스템을 잠그고 해제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사설업체 기록에 남지 않기 때문에 P씨가 4회 외에도 자유롭게 드나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P씨가 사건 발생 이틀 전인 지난 21일 가족과 함께 프랑스로 휴가를 떠났다는 사실도 의심되는 대목이다. 영아 시신에서 탯줄과 태변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출산 시기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P씨 혹은 주변 인물들이 C씨의 조기입국 계획을 모른 채 21일 이전에 범행한 뒤 종적을 감췄고 급거 귀국한 C씨가 23일 우연히 시신을 발견해 신고했을 것이란 추정도 가능하다. 경찰이 P씨의 행적에 주목하는 것도 이런 추정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 가정부 L씨 = L씨는 40대 후반에서 50대로 추정되는 필리핀 여성이다. C씨는 "L씨에게 6월 말부터 8월까지 휴가를 떠날 테니 굳이 오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휴가를 떠났다. 사설경비업체 기록을 보면 C씨 외에 보안카드를 가진 2명 중 하나인 L씨의 출입기록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재 C씨가 L씨의 정확한 영어 이름 철자를 대지 못해 경찰은 출입국관리사무소를 통해 L씨의 출입국 기록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L씨의 휴대폰은 현재 전원이 꺼진 상태로 어디에 있는지 행방이 묘연하다. 그러나 L씨의 나이가 20~30대라면 혹시 스스로 아이를 낳았을 가능성이 있지만 중년 여성이 직접 출산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아진다. L씨가 출산했다면 C씨가 L씨의 임신 상태를 당연히 미리 알고 있었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 10대 프랑스계 백인소녀 = 이 빌라에 사는 한 이웃은 13일 낮 쯤에 160~165㎝ 안팎의 10대 백인 소녀가 이 집 문앞에 서 있는 것을 봤다고 경찰에서 증언했다. 이 소녀는 호리호리한 체격으로 13~14살 정도의 초등학생 혹은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전형적인 프랑스계로 보였다는 것이 목격자의 진술이다. 이 이웃은 이 소녀와 눈이 마주쳤을 때 일부러 피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놀라는 모습이었다고 말해 무언가 의심되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 소녀가 P씨와 모종의 관계가 있어 P씨와 함께 집에 들어왔거나 P씨에게 열쇠와 카드를 받은 뒤에 집에 들어와 범행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은 이 소녀가 실제로 영아들의 엄마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영아 유기'는 철없는 10대들이 실수로 아기를 낳게 된 뒤에 저지르는 사례가 많았다는 점도 무시 못할 대목이다. 경찰은 이 빌라 근처 프랑스 청소년들이 대부분 인근의 프랑스학교를 다니고 있기 때문에 최근 임신한 여학생은 없었는지에 대해 탐문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방학에 돌입한 데다 휴가를 중시하는 프랑스인들이 상당수 장기 여름휴가를 떠난 상태여서 수사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P씨에게는 9~10살된 아들이 하나 있어 혹시 이 소녀가 P씨 아들을 통해 열쇠를 확보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홍제성 기자 js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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