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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밀린 돈을 지급하라”네이버 상대 ‘미수녀’등장

등록 2006-07-31 15:48수정 2008-04-10 19:26

‘미수녀’의 검색어 자동완성이 없어졌다고 주장하는 캡처 화면 (출처 : http://blog.naver.com/heavy)
‘미수녀’의 검색어 자동완성이 없어졌다고 주장하는 캡처 화면 (출처 : http://blog.naver.com/heavy)
“네이버는 밀린 컨텐츠 납품 대금 89만원을 빨리 지급하라”

누리세상에서 이색 ‘알몸시위’가 벌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포털에 스포츠·성인 컨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CP(포털에 컨텐츠를 제공하는 업체) ‘(주)오브테인퓨처코리아’의 김남훈(33)대표가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김씨는 프로레슬러 출신에 ‘엽기일본어’란 책을 쓴 베스트셀러작가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디시인사이드〉에 26일 한 여성이 중요부분을 ‘네이버는 미수금 80만원을 지급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로 가린 사진을 올려 놓았고, 이 사진은 ‘네이버 미수녀’란 이름이 붙으며 단번에 화제의 주인공이 되었다. 누리꾼들이 열광한 것은 정작 아닌 김 대표의 ‘사연’이었다. 김씨는 “2004년 2월·3월·4월분의 컨텐츠 납품대금 89만6천398원을 받지 못했다”며 “네이버는 빨리 미수금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미수금 지급을 요구하는 것에서 나아가 포털과 CP와의 관계에 따른 애환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컨텐츠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네이버를 ‘청와대’로 부릅니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CP가 이처럼 포털에 맞서는 것은 곧 이 세계에서 죽음을 의미한다”며 “포털이 아무리 강력하다고 한들, 결국 CP가 살아야 포털이 사는 것이 아닙니까. CP가 죽으면 포털도 죽습니다”고 CP와 포털과의 근본적 관계개선을 요구했다.

누리꾼들은 “국내 1위 포탈인 네이버가 너무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누리꾼 ‘네이버’는 “너무 쪼잔하다. 덩치 크다고 작은 회사 이렇게 깔아 뭉개냐? 잘못한 건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사과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네이버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의 담당자는 “컨텐츠 납품대금이 지연된것은 해당 컨텐츠가 음란성 시비로 검찰이 수사중에 있고, 계약서상 검찰의 수사를 받을 경우 대금지급을 미룰 수 있다는 조항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김남훈 대표와 조속히 만나서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네이버, 문제 감추기 위해 자동완성어·검색결과 조작?


한편, 미수금 문제의 확산을 막으려는 네이버가 ‘미수녀’에 대한 검색어 자동완성을 없애고 검색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남훈 대표는 자신의 블로그(http://blog.naver.com/heavy1)를 통해 “미수녀를 검색할 때 되던 ‘자동 완성’기능이 없어졌고 검색후 첫화면 3번째에 검색이 되던 자신의 블로그가 검색에서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김대표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누리꾼들이 화면을 갈무리해서 제보해준 덕분에 알 수 있었다”며 “미수금 지급 문제를 떠나 검색결과 조작은 심각한 문제다. 이러다가 네이버에서 대통령도 만든는 것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 확인결과 ‘미수녀’에 대한 자동완성 기능은 없어진 상태였고, 블로그 검색결과 김 대표의 블로그가 상당한 ‘후순위’로 밀려 있었다. 김 대표는 “문제가 제기되자 네이버에서 손을 쓴 것”같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극구 부인했다. 네이버 홍보팀의 이경률 대리는 “네이버 검색은 사람이 손 댈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인위적 조작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남훈 대표 “포털이 여론조작…차기 대통령도 만들 건가?”

김대표는 검찰 수사 때문에 대금지급이 연기되고 있다는 네이버의 주장에 “이미 다른 포털들은 대금을 지급한 상태고 회사에서 공급한 컨텐츠는 영상물등급위원회와 정보통신윤리위의 심의를 받은 컨텐츠이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네이버에서 대금지급 연기와 공소와는 상관이 없다는 이메일까지 보낸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이치에 맞지 않는 해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취재결과 네이버쪽에선 ‘(주)오브테인퓨처코리아’가 검찰의 수사대상에 올랐는지는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오브테인퓨처코리아가 수사대상에 올랐는지는 확인은 못했다”며 “하지만 거의 모든 성인 동영상물이 수사대상에 올랐기 때문에 예외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자동완성어·검색결과 조작의혹에 대해선 김 대표는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검색결과를 포털의 입맛에 맞게 조작 하는것은 결코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며 “회사 차원을 떠나서 개인적으로 문제를 계속적으로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 “검색어 자동완성 인위적 조작 없다…검색 적으면 사라질 뿐”

네이버 홍보팀 이경률 대리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검색결과와 자동완성에 인위적인 조작은 절대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리는 “검색어 자동완성기능은 누리꾼들이 검색을 많이 할 경우 자동으로 생성되는 것이고 또한 많이 검색하지 않을 때에는 자동으로 없어진다”며 “25일 당시에는 검색을 많이 했기 때문에 자동완성기능이 생성되었고 26일에는 검색을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완성기능이 다시 삭제됐다”고 주장했다. 31일 현재 현재 ‘미수녀’의 검색어는 ‘n미수녀’라는 자동완성기능이 되고 있다. 하지만 검색결과는 애초의 ‘네이버 미수녀’보다 훨씬 빈약하다. 자동완성이 ‘네이버 미수녀’에서 ‘n미수녀’로 바뀐 사연에 대해선 이 대리는 “최근 기사가 N미수녀로 나와서 상대적으로 많은 검색을 차지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남훈 대표의 블로그가 검색결과에서 후순위로 밀린 것은 “블로그의 검색 기준은 글 등록순과 정확도에 따라 정렬되는데 김대표의 경우 글을 올린 지가 오래 됐기 때문에 후순위로 밀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업체의 검찰 수사대상 여부에 대해서도 “네이버에 성인콘텐츠를 제공했던 업체 모두가 수사대상에 올라와 있고 오브테인퓨처코리아도 수사대상에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대금지급연기에 대해서도 “검찰이 불법이라고 판단해 공소한 컨텐츠에 대해 대금을 지불하는 것은 불법에 동조하는 것이 되어서 대금지급을 미루고 있는 것” 이라고 해명했다. 이 대리는 “네이버는 결단초 인위적으로 여론을 조작하는 검색어 조작등의 행위를 하지 않고, 하루 1600만명이 오는 사이트에서 인위적 조작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남훈 대표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네이버와 미수금문제는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31일 관계자와 직접 만나기로 했다. 하지만 네이버의 입장이 크게 변할 것 같지는 않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계약을 파기하고, 즉 89만원을 포기하고 개인적차원에서 네이버에 항의하려고 한다. 회사대 회사로 네이버에 항의하는 데 무리를 느낀다. 네이버는 법무팀 직원만 10명이다. 우리는 전 직원이 5명이다.

-어떤 식으로 항의할 생각인가.

= 많은 누리꾼들이 조언을 해주고 있다. 법조인이 직접 나서서 도와주겠다고 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회사 차원에선 이런 일이 확대되면 부담이 되는게 사실이다. 주변에서도 속은 시원할지 몰라도 영원히 네이버를 넘어설수 없게 된다고 충고하고 있다. 협상이 결렬되어서 갑을 관계가 청산되면 사업자등록번호를 가진 업체가 아니라 김남훈 개인으로서 ‘메가포탈’에 관한 제언을 계속하고 싶다.

-어떤 컨텐츠를 제공했는데 검찰에서 수사를 하는가.

=우리는 합법적인 성인·스포츠 컨텐츠를 제공하는 회사다. 모두 영등위의 사전 심의를 거친 것이다.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하고 있는데, 불법 성인물을 어떻게 포탈에 납품할 수 있겠나. 현재 비디오가게에서 흔히 빌려볼 수 있는 비디오나 케이블방송의 성인물 수준이다.

-네이버에선 수사문제 때문에 대금을 연기하고 있다고 하는데.

=말도 안된다. 네이버에서 수사문제와 관련이 없다는 메일을 받은 상태다. 더군다나 비슷한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다른 포털들은 대금을 정산해 줬다. 네이버만 유독 안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알기론 많게는 천만원까지 대금지급을 받지 못하는 CP가 있는것으로 안다.

김남훈 대표가 네이버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이메일 캡처 (출처 : http://blog.naver.com/heavy)
김남훈 대표가 네이버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이메일 캡처 (출처 : http://blog.naver.com/heavy)

-거대 포털의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보나.

=과거에는 언론이 권력을 생성하고 유지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면 지금은 ‘트래픽’이 모든걸 좌우한다. 부동의 트래픽1위라는 것은 네이버에서 ‘절대반지’를 끼워준 셈이다. 모든 컨텐츠가 포털에게만 모인다. 게시판이나 블로그 등을 제외하고 포털에서 직접만든 컨텐츠가 뭐가 있는지 생각해 보라. 거의 없다.

-검색결과 조작이라는 의혹이 있는데.

=나도 모르고 있었는데 다른 누리꾼이 화면까지 갈무리해 제보해 주었다. 이제 포털이 여론을 조작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고 본다. 예전에는 조중동이 대통령이 만들었는데 이대로라면 차기나 차차기 대통령은 포털에서 만들지 않겠는가. 특정 대통령 후보 이름 넣었는데 부정적인 컨텐츠들만 앞쪽에 나온다고 생각해 보라. 우스개 소리로 궁금한 게 있으면 네이버 지식인에 물어보라는 소리가 있다. 이것이 우스개가 아니라 현재 사람들의 삶을 규정하고 있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앞으로 더 심화질지도 모른다. 결국 포탈이 입맛에 맞게 정보를 가공하게 된다면 그건 ‘재앙’이나 다름없다.

-여성을 상품화했다는 비난 있는데.

=실제 완전 누드는 아니고 누드처럼 보이는 사진이다. 정상적 언로를 가지고 나의 처지를 알릴 방법이 없었다. 이슈를 만들기 위해 엘프녀·시청녀 등의 여성이 인기가 있음을 보고 사진에 약간의 기획을 집어 넣은 것이다.

-앞으로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길 바라는가.

=문제가 해결된다 해도 네이버랑 다시는 거래할 생각이 없다. 또한 문제와는 별도로 네이버와 CP 관계 개선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겠다. 이러다가 모든 콘텐츠가 네이버에 다 흡수된다. 현재 모든 뉴스들도 연성화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고 모든 컨텐츠가 트래픽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는 운동을 할 것이다.

〈한겨레〉온라인뉴스팀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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