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 부산지역 불법 성인오락실과 검찰·경찰의 유착 실태에 대한 <한겨레> 보도 직후 부산경찰청은 남포동과 서면 일대에서 ‘오락실 단속 현장본부’까지 차리며 대대적인 단속을 펼쳤다.(왼쪽) 그러나 최근엔 부산 서면 오락실 밀집지역의 한 오락실 입구에 상품권 환전 차량이 버젓이 서 있는데도 단속에 손을 놓고 있다. 부산/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근절대책 나온 날도 서울서만 7곳 문열어
“수사 성과없이 끝날 것” 업주들 여전히 태평
“수사 성과없이 끝날 것” 업주들 여전히 태평
“정부가 성인오락실을 다 없애겠다고? 그런 말 무서워서 문 닫을 것이었으면 애초에 시작도 하지 않았다. 그동안 몇 차례나 법이 바뀌고 집중단속을 해도 이렇게 장사 잘하고 있지 않나!”(부산 남포동의 한 오락실 직원)
경품용 상품권 폐지와 사행성 성인오락기 퇴출 등 정부·여당이 내놓은 초강경 성인오락실 근절 대책을 비웃듯, 서울과 부산 등지의 성인오락실 밀집지역에서는 여전히 오락실들이 성업 중이다.
근절대책이 나온 지난달 27일 이후에도 서울에서만 성인오락실 7곳이 새로 문을 열었다. 대책 발표 전날인 지난달 26일에는 부산 사하구 하단동에 국내 최대 규모인 600석짜리 ㅈ성인오락실이 개업했다. 애초 건물 1층을 쓰던 오락실이 2·3층으로 확장된 것이다. 오락실 업자들이 정부의 근절책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음을 잘 드러내주는 사례다.
2일 서울 송파구 석촌동에 새로 문을 연 ㅇ오락실 업주 정아무개씨는 “개업한다고 떡을 돌린 것도 아닌데 오늘 문을 열자마자 기계 65대 가운데 60대에 손님이 찼다”며 “상품권이 실제로 폐지될지도 확실하지 않고, 폐지된다 하더라도 코인이나 칩·경품 등 대안을 마련하면 된다”고 말했다.
전국 최대의 오락실 밀집지역인 부산 중구 남포동 거리 곳곳에는 “도박은 마약과 같습니다. 가족들에게 부끄럽습니다”라고 적힌 경찰의 펼침막이 걸려 있지만, 이날도 주변의 대부분 오락실에는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만큼 많은 사람들이 들어차 있었고, 오락실 들머리와 거리에는 ‘새 기계 영입’이라고 적힌 전단지가 즐비하게 붙어 있었다.
또 부산 지역 최대 오락기 제조업체인 ㅇ사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이 업체의 오락기가 불법 판정을 받게 되면 오락실 수백곳이 한꺼번에 문을 닫아야 할 처지인데도, 오락실 업주들은 여전히 태평스럽기만 하다.
오락실 업주들의 이런 자신감은 더딘 수사 때문이다. 본격적인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 20일이 넘었지만 아직 이 업체 대표 ㅁ아무개(35)씨는 단 한 차례도 소환조사를 받지 않았고, 지금까지 구속된 사람도 전혀 없다.
부산경찰청이 지난달 24일 이 업체 오락기를 설치한 오락실 20곳을 단속해 기계를 압수했다가 ㅁ씨의 항의에 곧바로 되돌려준 것도 성인오락실 업주들의 기세만 세워주게 됐다. 검찰 수사 상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경찰이 자체적으로 오락기의 불법성을 판단할 준비도 갖추지 않은 채 섣불리 단속을 벌였다가 빚어진 일이다.
부산의 한 오락실 업주는 “ㅁ씨가 경찰청에 항의해 오락기를 되찾아온 뒤 오락실 업주들은 더욱 자신있게 영업을 하고 있다”며 “수사 초기에는 걱정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수사가 아무 성과 없이 끝날 것이라는 소문만 무성하다”고 말했다. 유신재, 부산/최상원 기자 ohora@hani.co.kr ‘바다이야기’ ‘다빈치’ 짝퉁까지 유통 사행성 성인오락기가 큰 호황을 누리자, 이들 인기 오락기들의 ‘짝퉁’ 제품까지 대거 유통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일 정부·여당이 높은 사행성 때문에 강제퇴출 대상 오락기로 공언한 ‘바다이야기’의 ‘짝퉁’ 오락기 170여대를 만들어 판 혐의로 양아무개(34)씨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이를 구입해 영업한 박아무개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인기 성인오락기 ‘다빈치’ 6895대를 개조·변조해 판 전아무개(41)씨 등 3명의 사전 구속영장도 신청하고, 불법 변조된 기계로 영업을 한 성인오락실 업주 등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 경찰청도 이날 ‘바다이야기’의 짝퉁 300여대를 만들어 판 혐의로 유아무개(45)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를 구입해 영업한 오락실 업주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유신재, 부산/최상원 기자 ohora@hani.co.kr
부산의 한 오락실 업주는 “ㅁ씨가 경찰청에 항의해 오락기를 되찾아온 뒤 오락실 업주들은 더욱 자신있게 영업을 하고 있다”며 “수사 초기에는 걱정을 많이 했지만 지금은 수사가 아무 성과 없이 끝날 것이라는 소문만 무성하다”고 말했다. 유신재, 부산/최상원 기자 ohora@hani.co.kr ‘바다이야기’ ‘다빈치’ 짝퉁까지 유통 사행성 성인오락기가 큰 호황을 누리자, 이들 인기 오락기들의 ‘짝퉁’ 제품까지 대거 유통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일 정부·여당이 높은 사행성 때문에 강제퇴출 대상 오락기로 공언한 ‘바다이야기’의 ‘짝퉁’ 오락기 170여대를 만들어 판 혐의로 양아무개(34)씨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이를 구입해 영업한 박아무개씨를 구속했다. 경찰은 인기 성인오락기 ‘다빈치’ 6895대를 개조·변조해 판 전아무개(41)씨 등 3명의 사전 구속영장도 신청하고, 불법 변조된 기계로 영업을 한 성인오락실 업주 등 2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부산 경찰청도 이날 ‘바다이야기’의 짝퉁 300여대를 만들어 판 혐의로 유아무개(45)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를 구입해 영업한 오락실 업주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유신재, 부산/최상원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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