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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앨범사진 조잡” 기분잡친 졸업

등록 2005-03-01 21:29수정 2005-03-01 21:29

졸업앨범으로 장난하냐? 연·고대생 의기투합

“이런 사진으로는 연애정보회사에 가입도 못하겠다!”

지난달 28일 서울 신촌의 연세대학교 졸업식장. 학사모를 쓰고 들뜬 마음에 졸업앨범을 받아든 졸업생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두툼한 양장표지에 한 손 가득 묵직하게 잡히는 졸업앨범을 생각했던 이들에게 ‘야들야들’한 표지에 여러권으로 ‘분책’이 된 앨범이 건네진 것이다. 심지어 잡지처럼 둥글게 말아 들고 다니는 졸업생들도 눈에 띄었다.

졸업생들은 “내 얼굴에 있지도 않은 점과 주근깨가 잔뜩 찍혀 있다”며 “사진의 질과 색감 역시 졸업앨범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조잡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 졸업생은 “많이 배우시지 못한 부모님이 어렵게 대학에 보낸 아들의 졸업앨범을 가보로 간직하겠다고 하셨는데, 이런 졸업앨범을 어떻게 보여드리냐”고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졸업앨범에 대한 불만은 연세대와 같은 업체에서 앨범을 제작한 고려대 졸업식장에서도 터져나왔다. 지난달 25일 졸업식을 치른 고대생들은 “평생 소중히 간직하고 싶었는데 한번 보고 나서 내팽개쳐 버렸다”는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졸업을 앞둔 재학생들도 “앨범 무서워서 어디 졸업사진이나 찍겠냐”며 업체 변경을 요구하고 나섰다.

연·고대의 졸업앨범이 한 업체에 의해 ‘동시에 망가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신촌과 안암의 ‘영원한 숙적’이던 두 학교 학생들은 “고대와 연대가 뭉치자”, “졸업앨범 반환운동을 벌이자”며 의기투합했다.

졸업앨범을 만든 ㅅ사 인터넷 게시판에 연·고대 졸업생들의 항의글이 빗발치자, 앨범을 제작한 ㅅ사는 “표지에 불만이 있을 경우 교체 해주겠다”고 뒤늦게 밝혔다. 하지만 졸업앨범 전면 재제작을 요구하는 연·고대 졸업생들의 불만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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