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을 노려 남편과 어머니, 오빠를 실명시키는 등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30대 여성(<한겨레신문> 2005년 4월29일치 9면)이 2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이상훈)는 존속중상해죄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된 엄아무개(30)씨의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엄씨는 2001년 5월 남편 이아무개씨와 “수입이 적다”며 다투다 남편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눈을 찔러 시력을 잃게 했다. 엄씨는 또 남편을 흉기로 찔러 상처를 입히고 얼굴에 끓는 기름을 붓는 등 ‘잔혹행위’를 저지르고 그때마다 사고로 다친 것처럼 꾸며 보험금을 타냈다. 엄씨는 이씨가 숨진 뒤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새 남편 임아무개씨도 똑같은 방법으로 실명시켰고, 임씨도 화상 등 후유증으로 엄씨와 만난 지 1년이 안 돼 숨졌다. 그 뒤로도 엄씨는 어머니와 오빠까지 실명시키고 이를 동생이 눈치챌까 봐 집에 불을 질러 화상을 입혔다. 엄씨는 이런 수법으로 남편들의 보험금 3억1천여만원과 가족 보험금 8천만원을 타냈다.
재판부는 “더할 나위 없이 끔찍한 범행을 저지른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무기한 격리시키는 형량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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