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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설마했던 법원 ‘경악’…검찰 ‘안도 속 착잡’

등록 2006-08-09 01:11

법조비리에 연루된 조관행 전 고법 부장판사 등 3명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법원은 큰 충격에 빠졌다.

법원 관계자들은 사상 최고위직 법관을 지낸 전직 고법 부장판사가 구속된 사실을 현실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듯 당혹스런 모습을 보이면서도 이번 사태가 사법부가 환골탈태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서울고법의 한 부장판사는 "이 사건은 김홍수씨가 진술을 많이 번복하는 등 허점이 많고 본안 재판에서 무죄가 나올 가능성이 있는 부분도 많아 보이는데도 영장이 발부된 것은 고도의 윤리가 필요한 법관으로서 브로커와 어울린 것은 잘못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는 법원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내부 인사에 대해서 좀 더 엄격한 잣대로 처벌한다는 의미를 갖는 것이다. 법원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재경지법의 다른 부장판사는 착잡한 심경을 숨기지 않은 채 "이번 일을 사법부가 새출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3개월이 넘는 수사 끝에 어렵게 청구한 구속영장이 이날 밤 늦게 발부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검찰은 안도하는 분위기 속에 곧바로 피의자들에 대한 구속 집행 준비에 착수했다.

그러나 이번 수사로 사법부와 검찰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지고 법조계 전체의 권위도 치명타를 입은 때문인지 수사팀 고위 관계자들의 표정은 매우 착잡해 보였다.

이번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이인규 3차장검사는 영장 발부 뒤 기자들과 만나 어두운 표정을 지은 채 "무슨 할 말이 있겠냐"며 말을 아꼈다.


수사팀은 이날 10시간 넘게 진행된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오후 9시께 회의를 소집해 영장 기각 또는 발부에 따른 대책을 숙의하는 등 급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회의 뒤 각자 사무실에서 수사 기록을 검토하거나 구속 집행 여부를 기다리던 피의자들과 면담하던 수사팀 검사들은 이날 밤 늦게 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지자 수사기록을 정리하고 구속집행 준비에 나섰다.

검찰은 브로커 김홍수씨에게 1천만원을 받은 김영광 검사나 3천만원을 받은 민오기 총경의 영장 발부 여부보다 핵심 인물 격인 조 전 판사의 영장 발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조 전 판사는 이번 사건에 연루된 최고위 법조인인 데다 김씨가 법조계에서 청탁을 일삼을 수 있던 법조비리의 배경이 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한 검찰 관계자는 "검찰과 법원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새롭게 태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영 조성현 기자 zo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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