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영병 총에 희생된 박종석 상병 아버지 통한의 눈물
"아들일 뿐 아니라 동생이자 친구 같은 아이였는데..."
후임병이 쏜 총탄에 맞아 사망한 故 박종석(21)상병의 아버지 박한영(48)씨는 외아들의 어이없는 죽음이 여전히 믿기지 않는 듯 말을 잇지 못했다.
박씨는 "종석이가 열흘 전 휴가나와서 '경찰이 되고싶다. 시험준비를 하겠다'고 해 '아빠가 버스운전을 다시 시작했으니 뒷바라지를 해주겠다'고 했다"며 "착실한 아이가 터무니없는 일을 당해 아직도 악몽을 꾸는 것같다"며 연방 눈물을 훔쳤다.
박씨는 "어려서부터 내가 직접 목욕시켜주며 동생처럼 친구처럼 대한 아이였다"며 "학교(한경대 동물자원학과 2년)에서 MT를 가면 회비만 내고 가지 않았고, 밤 12시를 넘어 귀가한 적이 없는 착한 아이였다"며 가슴에 묻은 아들의 옛모습을 회고했다.
박씨는 또 "평소 전화를 자주 하지 않던 종석이가 사고발생 이틀 전인 8일밤 전화를 걸어 '아빠 뭐하세요'라고 해 '돈벌려고 모내기한다'고 말했더니 '아빠 멋있어요'라고 답하고 전화를 끊었다"며 "뜬금없었던 전화통화가 마지막 이별이 될 줄 몰랐다"고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고 박 상병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 영현실 지하1층에는 박씨 부부 등 유족과 조문객 10여명이 단촐히 고인의 꽃다운 넋을 달래고 있었고, 노무현대통령과 윤광웅 국방장관 등이 보낸 조화 13개가 장례식장을 지키고 있었다.
고 박 상병의 어머니 김영미(47)씨는 이틀째 물한모금 마시지 않은 채 영정을 붙잡고 오열하다 실신하기를 반복, 조문객들을 안타깝게 했다.
김씨를 위로하던 큰어머니 김정호(56)씨는 "남편의 4형제가 모두 근방에 살아 가족처럼 지냈고, 종석이는 아들과 같았다"며 "군대갈 때(지난해 5월) 밥해 먹인 게 엊그제 같은데.."라며 흐느꼈다.
조문을 온 고교동창 최원준(21)씨는 "과묵하고 온순한 성격이어서 남에게 해코지 할 친구가 아니었다"며 "꿈에도 생각 못 한 일이 벌어져 너무 씁쓸하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군당국의 사건경위 설명과 장례절차 협의에 대한 불만도 쏟아냈다. 외삼촌 윤영화(49)씨는 "새벽 1시에 사건이 발생했다는 데 병원에 실려올 때까지 뭘했는 지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주는 군간부들이 없다"며 "장례일정도 일방적으로 잡아 통보하고 군당국이 너무 무성의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윤씨는 또 "어제는 군수사기관이 경위파악중이라고 해 말을 아꼈지만, 언론보도를 보니까 가해자 얘기만 나오고 (고 박 상병이) 오도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미희 기자 chan@yna.co.kr (성남=연합뉴스)
조문을 온 고교동창 최원준(21)씨는 "과묵하고 온순한 성격이어서 남에게 해코지 할 친구가 아니었다"며 "꿈에도 생각 못 한 일이 벌어져 너무 씁쓸하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군당국의 사건경위 설명과 장례절차 협의에 대한 불만도 쏟아냈다. 외삼촌 윤영화(49)씨는 "새벽 1시에 사건이 발생했다는 데 병원에 실려올 때까지 뭘했는 지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주는 군간부들이 없다"며 "장례일정도 일방적으로 잡아 통보하고 군당국이 너무 무성의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윤씨는 또 "어제는 군수사기관이 경위파악중이라고 해 말을 아꼈지만, 언론보도를 보니까 가해자 얘기만 나오고 (고 박 상병이) 오도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미희 기자 chan@yna.co.kr (성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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