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개설 ‘카페’ 제보로
인터넷 범죄 카페를 통해 범행을 공모하던 ‘퍽치기’ 일당이 경찰이 개설한 ‘범죄 사냥’ 카페 회원의 제보로 덜미가 잡혔다.
특수강도 등 전과 3범인 박아무개(31)씨는 지난달 22일 한 포털사이트에 개설된 범죄 카페에서 채팅을 하다 만난 김아무개(28)씨 등 3명과 부녀자 상대의 퍽치기를 즉석에서 공모했다. 이들은 23일 새벽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집으로 가던 김아무개(23·여)씨를 각목으로 때린 뒤 현금을 뺏는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퍽치기와 날치기로 380여만원의 ‘재미’를 봤다.
그러나 카페를 통한 이들의 범행은 1만7500여명의 회원을 거느린 인터넷 카페 ‘범죄사냥꾼(cafe.daum.net/tankcop)’ 회원의 제보로 오래가지 못했다. ‘범죄사냥꾼’ 회원 가운데 한 명이 박씨 등이 범행을 공모하던 카페에 들어갔다가 ‘강도 제의’를 받고는 곧바로 범죄사냥꾼 카페에 마련된 강력범죄 신고 게시판에 신고를 한 것이다.
결국 박씨 등은 범죄 카페에 ‘사이버 잠복’을 하고 있던 경찰에게 또다시 ‘묻지마 강도 제의’를 했다가 잡히는 신세가 됐다.
지난 2000년 5월 현직 경찰이 개설한 ‘범죄사냥꾼’ 카페는 2002년 4월부터 범죄 제보를 받아왔으며 지금까지 15건의 강력사건을 해결해 90여명을 잡아 들이는 성과를 얻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2일 특수강도 혐의 등으로 박씨를 구속하고 김씨 등 3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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