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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얼어붙은 효심 한겨울 노부모 냉방 가두고 여행

등록 2006-08-20 19:05

아버지 숨지고 어머니 7달간 입원
한겨울에 집에 찾아온 노부모를 차가운 방에 가둬둔 채 여행을 떠나 아버지를 얼어죽게 한 아들이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20일 영하 10도의 날씨에 자신의 집을 찾아온 부모를 난방이 안 되는 방에 가둬 결국 아버지를 숨지게 한 혐의(존속 유기치사)로 중소기업체 사장 박아무개(47)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12월30일 자신이 살고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빌라에 찾아온 부모를 “왜 왔느냐”며 빈 방에 가두고 보일러와 전화기 전원을 뽑은 뒤 가족과 함께 강원도로 일주일 동안 여행을 떠났다. 노부모는 엿새만에 빌라 경비원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지난 3월 아버지 박아무개(80)씨는 동상과 패혈증으로 사망했고, 어머니 강아무개(78)씨는 이 사건 후유증으로 7개월 동안 입원 치료를 받다가 지난 4일 퇴원했다.

박씨는 “부모와 부딪치면 좋지 않은 일이 생길 것 같아 집을 떠났으나, 보일러 전원을 뽑지는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수사가 반년 이상 늦어진 데 대해 “지난 4월 박씨의 누나가 고소장을 제출해 사건이 경찰에 접수됐으나, 어머니 강씨가 지난 7월13일에야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회복해 수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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