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자전거만을 골라 ‘차떼기’로 훔쳐다가 인터넷으로 팔아온 일당이 붙잡혔다.
지난달 16일 대학생 이아무개(26)씨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있는 학원에 가면서 200만원 상당의 산악자전거를 타고 갔다. 사람 통행이 많은 낮이었지만 이씨는 고가의 ‘애마’를 학원 앞 가로수에 쇠사슬로 묶은 뒤 자물쇠까지 채워 놓았다. 그러나 얼마 뒤 학원을 마치고 나온 이씨는 끊어진 쇠사슬을 든 채 감쪽같이 사라진 자전거를 찾아 주위를 헤매야 했다.
이씨의 자전거는 뜻하지 않은 곳에서 나타났다. 인터넷 자전거 사이트를 뒤지던 중 자신의 자전거가 40만원이라는 헐값에 거래됐다는 것을 안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자전거 도둑’ 일당은 지난해 9월부터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의 지하철역 주변과 학원가 등을 돌아다니며 절단기를 이용해 자물쇠를 끊고 마치 자기 자전거인 것처럼 타고 도망치는 수법으로 자전거 수백대를 훔쳐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훔친 자전거를 트럭에 싣고 달아난 뒤 고가의 산악자전거는 서울에서 직접 판매하고 나머지는 택배를 이용해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대구로 팔아넘겼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3일 수백대의 자전거를 훔친 홍아무개(43)씨 등 2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이들에게서 택배로 자전거 197대를 넘겨받아 인터넷을 통해 2500여만원을 받고 팔아 온 대학 휴학생 김아무개(24)씨 등 2명을 장물취득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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