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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영등위도 싹쓸이 인사?

등록 2006-08-25 22:46수정 2006-08-25 22:56

휴업중인 ‘바다’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서 사행성 성인오락실인 ‘바다이야기’가 경찰과 구청의 단속이 강화되자 휴업을 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휴업중인 ‘바다’ 25일 오후 서울 광진구 중곡동에서 사행성 성인오락실인 ‘바다이야기’가 경찰과 구청의 단속이 강화되자 휴업을 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14명 중 20% 서울신문사 출신
‘기윤실’ 출신 3년 내내 게임소위 위원
‘도박공화국’을 부른 원인 가운데 하나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부적절한 인사에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14명의 영등위원 가운데 박찬·박옥희·이세기 위원은 모두 서울신문사 출신이다. 전체 위원의 20% 가량이 한 언론사 출신인 것이다. 이경순 현 위원장의 남편도 서울신문사 사장을 지낸 바 있다. 이런 실상은 영등위원 중 언론계 출신 4명 중 3명의 출신 언론사가 같은 경우는 대단히 드문 예다.

영등위원만이 아니라 각 분과 소위 위원들의 인선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영등위의 심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맡는 소위는 영등위원 1~2명과 공모나 추천을 통해 뽑은 소위 위원들로 구성돼 왔다. 하지만 처음에는 소위 위원들의 추천과 결정을 모두 영등위원들이 했다. 이는 영등위 안에 특정 영등위원들 중심의 ‘인맥’이 형성되는 기제로 작용했다. 이어 소위 위원들의 외부 공모 및 추천을 통한 위촉 제도가 시행됐지만, 소위 위원 위촉 결정은 영등위원들의 회의에서 결정해 영등위원들은 소위 위원 위촉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때문에 영등위 안에선 ‘○○○가 ○○○를 추천했다’ ‘○○○는 ○○○ 인맥이다’라는 얘기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 영등위 관계자는 밝혔다. 특히 영등위원이었던 ㄱ아무개씨의 경우 10명 이상의 소위 위원들을 추천해 위촉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전·현직 등급분류 위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장충동 영등위 심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행성 성인오락기 등급 심의와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전·현직 등급분류 위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장충동 영등위 심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행성 성인오락기 등급 심의와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특정 시민단체 회원이 2003년부터 연이어 아케이드게임소위 위원을 맡고 있는 것도 입길에 오르고 있다. 전·현직 위원인 이진오·권장희·나용균·곽상배씨는 모두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출신이다. 이들은 고도의 사행성 오락기 허용의 책임을 문화부와 단속기관에 넘기는 일을 주도하고 있다. 조진석 기윤실 간사는 “시민단체로서 밖에서 활동하는 것보다 성인오락기를 심의하는 영등위에 들어가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 소위 위원인 이진오씨는 25일 기자회견에서 “나 같은 사람이 한 명만 있어도 (성인오락기 심의 등을) 함부로 못한다”며 부실 심의에 대한 책임마저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2003년부터 지금까지 3년 동안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성인오락기 3천여대가 줄줄이 심의를 통과했고, 그 사이 기윤실 출신 인사가 성인오락기를 심의한 아케이드게임소위에 없었던 적은 없다.

이처럼 구성된 영등위원이나 소위 위원들의 자질은 안팎에서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5일 기자회견장에서 박찬 위원은 “지난해 3기 위원으로 와서 보니 2기 위원 가운데 쓸 만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영등위가 다양한 인사로 구성되지 못하는데다 게임 전문가도 거의 없어 ‘도박공화국’의 살을 찌웠다는 비판에 대해 전 영등위원이자 소위 위원장을 지낸 권장희씨는 “게임을 잘 아는 건 기술자나 숙련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승훈 게임산업협회 정책실장은 “영등위는 일반인들의 상식을 반영하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지만 실제 심의 내용은 사행성과 같은 매우 전문적인 문제”라며 “영등위 심의는 업체가 제출한 자료에 의존하고 있어 별도의 기술심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의 심의 구조에서는 업체가 내놓은 게임물 설명서와 실제 게임기가 동일한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진식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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