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비 위장한 로비설 대두…검찰, 조만간 소환
한컴산 김민석 회장은 내일 영장청구 방침
한컴산 김민석 회장은 내일 영장청구 방침
사행성 게임 비리 의혹의 핵심인물로 떠오른 상품권 발행업체 ㈜안다미로 대표 김용환(48)씨가 게임 개발비로 위장해 영상물등급위원회를 상대로 로비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의 내사를 받았던 사실이 뒤늦게 확인돼 이 부분에 대한 재조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검찰은 이 사건이 과거 내사 단계에서 무혐의로 결론났지만 일부 미심쩍은 부분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판단해 관련 자료를 재검토하면서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 과정을 둘러싼 정ㆍ관계 금품 로비 의혹 전반에 대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게임업자들로부터 1억3천여만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이 확정된 영등위 심의위원 조모씨의 사건을 수사하던 2003년 말께 다른 영등위원이 김씨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첩보를 받아 내사에 착수했다.
이 첩보는 안다미로가 산학 협력 방식으로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대학 교수들에게 지원한 돈 중 수천만원이 게임 개발 목적이 아니라 영등위 게임물 심사 관련 청탁 명목으로 영등위측에 전달됐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수사팀은 김씨로부터 연구비를 받은 전산 관련 학과 대학 교수들 중 한 명이 영등위 위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 교수가 지원받은 돈의 성격이 게임물 심사와 관련된 로비금으로 볼 수 있는지를 집중 조사했다.
그러나 수사팀은 연구비가 본래 목적대로 집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해당 영등위 위원과 김씨에게 범죄 혐의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린 뒤 사건을 종결했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해당 영등위원과 김씨는 금품거래 사실을 인정했지만 순수한 연구비라고 주장했다. 수사 결과 해당 금원이 영등위 직무와는 관련성이 없다고 결론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행성 게임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과거 내사가 완벽하게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데다 김씨가 정ㆍ관계 로비에 직접 연루된 의혹이 짙다고 보고 김씨의 예전 내사 기록을 다시 살펴보고 있다.
김씨는 2004년 10월께 문화부 국장급 공무원에게 상품권 발행고시 변경 청탁과 함께 1억∼2억원 가량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경찰의 내사를 받은 적도 있으며 이 과정에서 김씨가 무려 100여개에 달하는 금융계좌를 사용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검찰은 김씨가 상품권 업체들로부터 20억원의 금품을 모아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과 관련해 정ㆍ관계 로비 등에 사용한 인물로 지목되는 등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는 점에 주목해 자택 및 사무실 압수수색 등을 벌이는 등 수사를 확대해왔다.
검찰은 조만간 김씨를 소환해 각종 의혹과 관련된 조사를 벌이는 한편 사행성 게임 `황금성' 제조업체로부터 영등위 심의를 통과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거액을 받은 혐의로 체포된 김민석(41)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한컴산) 회장에 대해서는 31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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