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1개중대 규모”…원유·가스 각국이 눈독
경찰청은 4일 정국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는 동티모르의 치안질서 유지를 위해 1개 중대 규모의 경찰력을 파견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기륜 경찰청 외사관리관은 이날 “지난 7월초 유엔본부가 외교통상부를 통해 경찰력 파견을 요청해와 국방부, 기획예산처, 산업자원부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견 규모는 직업 경찰관으로 구성된 1개 중대(120~140명)를 고려중이나, 아직 인력과 예산 등이 확보되지 않아 구체적인 파견 시기는 불확실한 상태다.
경찰은 1994년 소말리아에 2명, 1999년 동티모르에 5명 등 두차례에 걸쳐 연락관이나 선거감시단 지위로 외국에 경찰관을 보낸 적은 있으나, 독자적인 작전 수행이 가능한 규모를 파견한 적은 아직 없다. 경찰 파견은 군대 파병과는 달리 국회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
이번 파견 검토의 동기가 국제사회 기여라는 명분에만 있지는 않다. 박 관리관은 “산업자원부가 파견에 적극적이며 파견이 국익에 부합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동티모르에 접한 티모르해에는 대규모의 원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어 오스트레일리아 등 인접국들이 개발 수익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티모르는 지난 2월 군인 600여명이 파업을 하자 마리 알카티리 총리가 이들을 해고하면서 반란이 이어졌고, 최근에는 사사나 구스마오 대통령이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고 총리가 이를 거부하는 등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불안정한 정국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동티모르에는 오스트레일리아를 비롯해 뉴질랜드, 포르투갈, 중국 등에서 파견된 2600여명의 군인과 경찰이 활동중이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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